스위스 '이민3세 시민권취득' 쉬워져…법안 국민투표 통과
"反무슬림 진영 패배"…찬성, 승리기준 모두 만족
- 김혜지 기자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스위스가 이민자 3세의 시민권 취득을 더욱 쉽게 허용하는 법안을 국민투표를 통해 가결시켰다.
반 무슬림 포스터와 구호, 종교적 편견으로 점철된 국민투표 부결 운동이 직접민주주의 체제에 가장 가까운 유럽 중심국, 스위스에서 패배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영 RTS방송과 국영 ATS통신은 스위스 국민들이 12일(현지시간) 국민투표에서 이번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법안 찬성 진영이 총 득표수와 26개주 과반이라는 두 승리 조건을 모두 충족했다고 전했다.
스위스에서 시민권을 취득하는 과정은 복잡하고 지지부진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 법안에 따르면 스위스 출생자 또는 영주권자의 손주는 이러한 취득과정 중 몇 단계를 건너뛸 수 있다.
스위스 정부는 물론 대부분의 의원, 정당도 이번 법안을 지지했다. 하지만 반 이슬람과 국가정체성 수호를 기치로 내건 극우 정당 스위스국민당(SVP)은 이에 크게 반대했다.
이민국 조사에 따르면 스위스 인구 약 800만명 가운데 2만5000명보다 약간 적은 사람들이 3세대 이민자로 분류된다. 이들은 거의 60%가 이탈리아계이며 발칸국가와 터키 출신이 그 뒤를 잇는다.
소피 기냐르 베른대 정치학연구소 연구원은 이번 법안이 당초 특정 종교와는 아무런 연관이 없었다고 밝혔다.
기냐르 연구원은 이번 법안을 '무슬림이 시민권을 얻는다'는 위험성과 '스위스적 가치 상실'에 엮은 장본인은, 앞서 이슬람교를 악마화한다는 지적을 수차례 받아 온 SVP였다고 꼬집었다.
SVP가 주도한 국민투표 부결 운동은 공포심을 조장하는 홍보 포스터로 인해 전 세계적 비판을 받았다. 검정색 니캅(눈만 내놓고 얼굴과 몸 전체를 가리는 이슬람 베일)을 쓴 여성과 '통제되지 않은 귀화?'라는 빨간색 문구가 강조된 이 포스터는 스위스 거리를 온통 뒤덮으면서 외신으로부터 주목받았다.
SVP는 포스터에 대한 공식적 책임이 없다. 다만 포스터는 지도부를 포함한 SVP 멤버 다수가 위원을 지내는 '시민권촉진반대위원회'가 추진했기에 이 정당이 책임을 회피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SVP는 지난 2009년에도 모스크 미나레트(첨탑) 신축을 금지하는 방안을 허용하도록 스위스 유권자들을 설득한 바 있다.
당초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찬성 66%, 반대 31%로 찬성 여론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반대 진영은 투표일이 다가올수록 약 10%포인트(p)더 득세하면서 예상치 못한 결과가 가능하다는 관측을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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