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핵미사일 '베를린 사정거리' 칼리닌그라드 배치

러 국방부, "훈련 목적" 공식 인정…서방 "우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러시아가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신형 전술탄도미사일 '이스칸데르'를 독일 등 서방국의 코앞인 월경지 칼리닌그라드에 배치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이고르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8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러시아가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칼리닌그라드에 배치시켰다는 언론보도를 확인했다.

코나셴코프 대변인은 "이 미사일들이 칼리닌그라드 지역에 1번 이상 배치됐다"면서 "러시아 무장 부대를 훈련시키는 일환으로 쓰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배치된 미사일 가운데 1기는 러시아가 의도적으로 미국 스파이 인공위성이 포착할 수 있도록 노출시킨 것이라면서 "길게 기다릴 필요도 없었다. 우리의 미국 동료들이 스스로 첩보 노력을 확인해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AFP통신에 서방의 우려를 일축하면서 "미사일 부대는 러시아군 훈련계획 일환으로 칼리닌그라드에 앞서 수차례 옮겨졌으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옮겨질 것"이며 러시아 전역에서 전개되고 있는 훈련이 칼리닌그라드라 해서 "예외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실제 러시아군은 지난해와 2014년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칼리닌그라드에 배치했다가 본 부대로 다시 복귀시켰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서방언론들은 미 정보당국을 인용해 이스칸데르 미사일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폴란드, 리투아니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칼리닌그란드로 이송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리투아니아의 리나스 란캬비추스 외무장관은 이날 AFP에 "러시아가 칼리닌그라드에서 군사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그 작전 시나리오엔 이스칸데르 미사일 체계 배치와 사용 가능성도 포함돼 있다. 우리가 이를 인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폴란드 국방장관인 안토니 마체레비치는 러시아의 행보가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사정거리를 개선한 '이스칸데르-M' 미사일은 500㎞에 달하는 사거리를 갖고 있어서 칼리닌그라드에서 독일 수도 베를린을 타격할 수 있다. 칼리닌그라드까지는 발트해에서 민간인 선박에 실려 이동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칸데르는 2006년부터 실전 배치됐으며 극초음속으로 날아가기 때문에 미국 미사일방어(MD) 체계조차도 요격이 매우 어렵다.

러시아는 그동안 유럽에 대한 미국·나토의 MD 확대에 균형을 맞추기 위해 유럽과의 접경지역에 핵미사일을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실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2013년 이같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푸틴은 "(위협에 맞서) 가능한 대응 가운데 하나는 칼리닌그라드에 이스칸데르 부대를 배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유럽에서 러시아와 서방의 긴장은 계속해서 고조돼 왔다. 나토 회원국들은 지난 7월 폴란드,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발칸 4개국에 최대 4000명에 달하는 병력을 배치하기로 합의했으며 미국이 유럽 동부에 배치한 MD 체계의 작전통제권을 미군으로부터 넘겨받았다.

icef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