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 별거 아냐" 러시아 여성 의원 법안 논란
매일 남편에게 맞는 여성 3만6000명
- 김윤정 기자
(서울=뉴스1) 김윤정 기자 = 러시아 가정폭력 실태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한 여성의원이 가정폭력범에 대한 처벌을 완화하는 법안을 발표해 논란이 되고 있다고 가디언이 18일(현지시간) 러시아 현지 언론 모스코우타임스를 인용해 보도했다.
"그가 당신을 때린다면, 그는 당신을 사랑하는 것이다"라는 문구가 16세기 한 수도승이 만든 가정 규범(Domostroy)에 나올 정도로 가정 폭력은 러시아의 오래된 악습이다.
낡고 잘못된 관습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 정부 통계에 따르면 전체 범죄의 40%가 가족 간에 발생한다. 매일 남편에게 맞는 여성은 3만6000명에 달한다. 한 러시아 시민단체는 매년 1만4000여명의 여성들이 남편의 폭력에 의해 목숨을 잃는다고 보고했다.
이 가운데 극우 여성 정치인인 옐레나 미줄리나 의원이 가정 폭력범을 기소하지 않도록 하는 법안을 제출해 논란이 일고 있다. 그는 의회내 여성가족아동위원회 의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미줄리나 의원은 "가족에게 행한 행동들은 행정처벌 수준으로 끝나야 한다"며 "손으로 찰싹 때렸다는 이유로 2년동안이나 교도소에 수감돼 인생을 낭비하길 원하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러시아정교회도 이 법안을 지지했다. 이들은 성명을 발표하고 "정당하고 사랑이 담긴 폭력이라면, 그 폭력은 신이 선물한 필수적 권리"라고 주장했다.
다른 보수 단체들의 지지 선언도 이어졌다. 이들은 가정폭력으로 부모가 조사를 받게 되면 아이들을 양육하기 힘들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성 인권 단체는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알료나 포포바 여성 인권 활동가는 "낡은 가치가 다시 떠오르는 듯하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 여성들은 결혼하면 남편이 모든 결정권을 쥔다"며 "만일 남편이 아내를 때리면, 남편에게 그럴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문제"라고 러시아 가정폭력의 실태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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