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루스코니 미성년 성관계 '붕가붕가' 혐의 최종 무죄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 AFP=뉴스1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준규 기자 = 이탈리아 파기원(대법원)이 미성년자 무희와 성관계를 맺은 후 지위를 이용해 이를 무마시키려한 혐의를 받고 있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에 10일(현지시간) 무죄를 선고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대법관들은 이날 3시간30분에 달하는 최종 변론을 들은 후 9시간이 넘는 논의를 한 끝에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 측 변론에서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를 "미성년자에 대한 '용(龍)'과 같은 열망을 지닌 사람"이라고 묘사한 에도아르도 스카르다치오네 검사는 "마치 멜 브룩스 감독의 코미디영화와도 같은 '무바라크 조카딸' 사건에 대한 법원의 이번 판결에 전 세계가 우리를 등 뒤에서 비웃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지난 2010년 당시 17세이던 모로코 출신 무희 카리마 엘마루그(일명 루비)와 성관계를 맺은 후 대가를 제공했으며 이후 루비가 경찰에 체포되자 직접 전화를 걸어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의 조카이니 석방시키라고 압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었다. 이탈리아에서는 만 18세가 돼야 매춘을 할 수 있다.

조사 과정중 미디어재벌인 베를루스코니가 영향력 있는 인사들을 주기적으로 초청해 '붕가붕가'라 불리는 사교성 섹스파티를 가져온 것으로 드러나 화제가 되기도 했다.

법원의 이날 판결로 인해 앞서 구형된 징역 7년과 영구 공직진출 금지에서 해방된 그는 현재 세금 포탈 혐의로 지난해 선고받은 공직활동 금지 2년을 마치면 다시 공직을 맡을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로마 루이스대학의 조반니 오르시나 경영대학원 교수는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투명성은 이미 지난 탈세 혐의 유죄로 인해 사라진 지 오래다"라며 "그가 정치적으로 다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지도 미지수"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럼에도 이번 판결로 인해 사건으로 인해 공직에 복귀한다면 마테오 렌치 총리의 개혁 작업이 피해를 입을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렌치 총리는 지난해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끌고 있는 야당 포르자이탈리아당의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렌치 총리가 지난달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반대하는 세르지오 마타렐라 전 헌재판관을 대통령으로 지지하면서 둘의 관계는 사실상 멀어졌다.

한편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날 무죄 판결에 힘입어 다시 중앙 요직에 나설 수 있을 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그는 루비와 관련한 재판에 증인으로 참석한 여성들에게 위증을 교사한 혐의와 지난 2006년 한 상원의원에게 자신의 정당에 가입할 것을 권유하면서 300만유로(약 37억원)를 건낸 혐의에 대한 재판이 아직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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