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스탈린 상징 '노동영웅' 훈장 부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노동영웅 훈장 수여식에서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에게 훈장을 달아주고 있다. © AFP= News1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노동절을 맞아 소련 붕괴 이래 처음으로 '노동영웅' 훈장을 수여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수여식에서 마린스키극장의 극장장 겸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 외과 의사 알렉산더 코노발로프, 블루칼라(생산직) 노동자 3명 등 총 5명에게 노동영웅 훈장을 하사했다.

노동영웅 훈장은 옛 소련 지도자인 이오시프 스탈린이 소련의 업적을 미화하고 산업화를 증진하기 위한 목적으로 1920년대 후반 도입한 것이다. 훈장 이름은 몇 년 뒤 '사회주의의 영웅'으로 개칭됐다.

지난 1991년까지 2만 명이 넘는 이들이 이 훈장을 받았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노동영웅이라는 칭호 수여는 전통 계승을 재개하고 시대와 세대간 연대를 긴밀히 하기 위한 것"이라며 "우리는 역사적 기억을 소중히 간직하고 위대한 국가를 건설한 국민으로서의 자부심을 가슴에 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훈장을 받은 블루칼라 노동자 3명의 직업은 광부, 선반공, 농학자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노동영웅 훈장 수여를 재개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스탈린 시대 훈장에 쓰인 빨간색 소련 국기 모형 대신 삼색의 러시아 국기가 쓰였고 금색 별 메달 위에 낫 대신 독수리 두 마리로 이뤄진 장식이 부착됐다는 점만 빼면 훈장 모양도 과거와 비슷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소련의 향수를 불러일으켜 지지율을 끌어 올리려는 속셈이라며 푸틴 대통령이 스탈린주의를 되살리려 한다고 지적했다.

ezyea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