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국방 "한미훈련 축소, 中 세력확장에 틈새 제공 가능성"

서울안보대화 참석차 방한 중 로이터 인터뷰
韓 잠수함 도입 사업엔 "아직 갈 길 멀어" 신중

길베르토 테오도로 필리핀 국방부 장관이 지난 5월 30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샹그릴라 대화에서 인터뷰 도중 발언하고 있다. 2026.5.30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길베르토 테오도로 필리핀 국방부 장관은 최근 미국의 한미 연합군사훈련 축소 조치가 중국에 인도·태평양에서 세력 확장 기회를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서울안보대화(SDD) 참석차 방한한 테오도로 장관은 7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한미 연합훈련 축소를 중국이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물론 가능성이 있다. 중국은 틈새를 파고드는 데 매우 빠르다"고 답했다.

테오도로 장관은 "인도·태평양 전반을 놓고 본다면, 이는 중국이 역내에서 영향력을 다시 과시할 기회라는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테오도로 장관은 한미 연합훈련 변화가 필리핀 안보 공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미국으로부터 "굳건한 확약"을 받았으며, 한국에서의 변화가 미·필리핀 상호방위조약 이행에 영향을 미칠 조짐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테오도로 장관은 한국과의 방산 및 군사 협력 확대 방안도 적극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FA-50 경공격기와 호위함 등을 공급한 필리핀 군 현대화 사업의 핵심 방산 협력국이다.

테오도로 장관은 한국과의 첨단 국방 기술 및 산업 협력 강화에 큰 관심을 표명하면서도, 오랜 기간 논의되어 온 잠수함 도입 사업에 대해서는 속도 조절을 시사했다.

그는 "잠수함 사업은 여전히 검토 단계에 있다"며 "작전 임무 요구조건과 이를 뒷받침할 대규모 인프라 구축 문제를 감안할 때 실질적인 도입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선을 그었다.

필리핀은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 취임 이후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에 대응해 미군 기지 접근권을 대폭 확대하고 연합훈련을 강화하는 등 미국과의 안보 밀착을 가속해 왔다.

테오도로 장관은 중국의 군사적 압박뿐 아니라 정보·여론 공작에 대한 경계감도 강하게 드러냈다. 그는 "중국은 사람들을 포섭하고 왜곡된 서사를 확산시키기 위해 민주적 공간과 자유 언론을 확실하게 악용하고 있다"며 필리핀 정부가 이에 맞서 간첩 방지법과 외국의 부당한 영향력 차단을 위한 입법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마르코스 대통령이 언급한 중국과의 남중국해 유전·가스전 공동 탐사 협상 추진에 관해서는 "남중국해의 오랜 주권 분쟁과 경제적 협력을 분리해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테오도로 장관은 중국의 공세적 행동이 역내 국가들의 안보 연대를 자극하고 있다며 "역내 안보 협력을 이끄는 핵심 동기 부여 요인은 결국 중국"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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