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도서국들, 中 ICBM 시험 규탄…"최소 24시간 전 통보해야"

태평양도서국포럼(PIF) 정상회의

3일 팔라우 코로르에서 열린 태평양 도서국 포럼 정상회의 폐막식 후 기자회견. 왼쪽에서 두번째가 수랑겔 휩스 팔라우 대통령. 2026.09.03. ⓒ AFP=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태평양 도서국들이 지난 7월 태평양 공해상에서 이뤄진 중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겨냥해 최소 24시간 전 사전 통보를 요구하는 공동 성명을 채택했다고 AFP 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태평양 섬나라 팔라우의 코로르에서 열린 태평양도서국포럼(PIF) 정상회의에서 회원국들은 최근 사전 고지 없이 태평양 도서국들 상공을 가로질러 날아간 중국의 ICBM 발사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과거 서구 열강들의 핵실험으로 뼈아픈 상처를 안고 있는 태평양 국가들은 자국 해역을 엄격한 비핵지대로 설정해 두고 있어, 이번 군사적 무력시위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번 공동 성명은 포럼 18개 회원국 중 친중 성향을 보이며 반대 입장을 낸 나우루를 제외한 17개국의 찬성으로 전격 채택됐다. 성명은 향후 ICBM을 시험 발사하는 모든 국가가 국제적 관례에 따라 적어도 24시간 전에 이를 투명하게 사전 통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국은 이번 발사가 연례 군사훈련의 일환이며 관련국들에 미리 알렸다고 주장했으나, 태평양 국가들은 적절한 사전 고지가 없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회의 동안 중국의 미사일 문제뿐만 아니라 대만 외교 갈등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팔라우가 외교 동맹국인 대만을 원조 파트너 자격으로 초청하자, 중국 정부는 회의 전부터 이를 거세게 비판하며 '결과가 따를 것'이라고 압박을 가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팔라우가 다른 태평양 도서국들의 입장을 악의적으로 가로채고 있다고 비난했으나, 수장인 수랑겔 휩스 팔라우 대통령은 포럼의 메시지는 명확하며 투명성이 최우선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미사일 안보 갈등 외에도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역내 실질적 현안에 대한 논의와 지원책이 이어졌다. 호주는 마약 밀반입을 단속하기 위해 위성 및 드론 정찰 자산에 4억3200만 달러(약 5866억 원)를 지원하기로 약속했으며, 미국은 중동 위기로 치솟은 연료 가격 안정을 위해 6000만 달러를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