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동맹국들 "호르무즈 해협 기뢰 남아있어"…트럼프 주장에 의문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들. 2026.8.5. ⓒ 로이터=뉴스1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들. 2026.8.5.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미국의 동맹국들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의 기뢰를 완전히 제거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장에 의문을 품고 있다고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미국 해군으로부터 호르무즈 해협 국제 수역 내 모든 기뢰가 제거되거나 폭파됐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이란 측에는 새로운 기뢰를 설치하는 선박은 즉시 그리고 체계적으로 파괴될 것이라는 경고가 전달됐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보수 성향 라디오 진행자 글렌 벡과의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이 "열려 있다"며 "많은 선박을 통과시키고 있고 기뢰는 사라졌다"고 거듭 주장했다.

동맹국 당국자들에 따르면 미국이 기뢰를 제거하는 데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을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이들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설치한 것으로 추정되는 기뢰 80~150개를 모두 제거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국자들은 해류로 인해 많은 기뢰가 원래 위치에서 떠내려갔을 가능성이 높아 호르무즈 해협의 소해 작업이 더욱 복잡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해운사들에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안전하다는 확신을 주기 위해서 첨단 소해 장비 운용과 공군·해군력을 통한 보호 등 국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베카 와서룸버그 이코노믹스 국방담당 국장은 "모든 기뢰가 제거됐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기뢰 위협이 줄더라도 이란은 여전히 긴장 수위를 높일 수 있다. 많은 상선이 이란의 드론·미사일 사정권에 있고, 상당수는 미군 보호 범위를 벗어나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2023년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공개한 기뢰 '마함 7'의 모습. IRGC는 마함 기뢰의 유리섬유 재질 몸체와 특수 형상이 음파탐지기(소나) 신호를 반사·회피하도록 설계돼 소해함의 탐지를 어렵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2023.06.12. (출처=IRGC 공식 매체 '세파뉴스' 텔레그램 채널)

미국 당국자들은 수치가 오래됐다며 이러한 평가를 반박했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 대변인 팀 호킨스 해군 대령은 성명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 내 국제적으로 인정된 통항 경로는 이란의 기뢰로부터 안전하다"고 전했다.

지난 5월 브래드 쿠퍼 중부사령부 사령관은 의회에 출석해 미군 공격으로 이란이 보유한 약 8000개의 기뢰 재고 중 90% 이상이 파괴됐다고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4월 미군 구축함과 수중 드론 등을 동원해 호르무즈 해협 내 기뢰 제거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란은 자국의 허가 없이 통항을 시도하는 선박에 공격 위협을 지속하고 있다.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차관은 지난 25일 국영 방송에 출연해 호르무즈 해협 내 기뢰의 위치를 아는 것은 이란뿐이라며 미군 소해함은 "우리 군의 훌륭한 표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이 해협에 설치한 최신형 기뢰 '마함'은 음파탐지기에도 잡히지 않아 제거 작업이 더 까다로울 것으로 예상된다. 미 해군 역시 기뢰 탐지용 드론과 자율 장비를 갖추고 있으나, 최신 소해 장비를 갖춘 유럽 우방국들에 의존하고 있다.

현재 프랑스와 영국은 호르무즈 해협 내 기뢰 제거 등 해협 안전 확보를 위한 다국적 군사 임무를 계획하고 있다. 미군 수뇌부는 휴전 합의가 체결되면 유럽 측 관계자들과 만나 해협 내 군사 임무를 논의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