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산불 연기 국경 넘어 확산…말레이 591개 학교 한때 휴교

호흡기 환자 10배 급증…방화 혐의 72명 체포

지난 23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남수마트라주 반유아신 지역에서 한 오토바이가 산불로 발생한 짙은 연무가 뒤덮인 도로를 달리고 있다.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인도네시아에서 대규모 산불이 확산하면서 발생한 연무가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까지 번지고 있다. 말레이시아에선 학교 591곳이 이번 산불 연무의 영향으로 한때 문을 닫았다.

25일(현지시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엘니뇨와 장기간 이어진 건조한 날씨로 인도네시아 칼리만탄과 수마트라의 산림·이탄지에서 대규모 화재가 이어지고 있다.

인도네시아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달에만 산림과 이탄지 약 940㎢가 불에 탔다. 최근 위성 관측에선 서칼리만탄 3120곳, 중부칼리만탄 2314곳, 남수마트라 1500곳 등 6900곳 넘는 화재 발생 지점이 확인됐다.

산불에 따른 짙은 연무가 이어지면서 주민 건강 피해도 급증했다. 가디언은 "서칼리만탄 의료기관에서 호흡기 질환으로 진료받은 환자가 올해 상반기 주당 약 500명에서 지난달 이후 최대 5000명 수준으로 10배 늘었다"고 보도했다. 현지에서는 매캐한 연기 때문에 눈·목의 통증, 호흡곤란 등을 호소하는 주민이 늘고 있다.

인도네시아 산불 연기는 국경을 넘어 말레이시아까지 퍼졌다.

말레이시아 사라왁주는 인도네시아 산불의 영향으로 대기질이 악화하자 지난 20일부터 이틀간 10개 지역 초·중등학교 591곳에 휴교령을 내리기도 했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24일 기준으로 전국 30개 관측소에서 '나쁨' 수준의 대기질이 측정됐다고 밝혔다.

싱가포르도 "수마트라·칼리만탄의 산불이 확대될 경우 연무가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며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당국은 국경을 넘은 연무를 줄이기 위해 항공기를 이용한 공동 인공강우 작업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현재 소방 인력 2만 4000여 명과 항공기·헬기 등 52대를 동원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당국은 특히 이번 산불 가운데 상당수가 농지나 농장 부지를 저렴하게 확보하기 위한 고의 방화에서 시작한 것으로 보고 관련 수사도 확대하고 있다.

현지 경찰은 보르네오와 수마트라 9개 주에서 산불을 낸 혐의로 72명을 체포하고 모두 89건의 산불 사건을 조사 중이다. 경찰은 기업이 방화를 지시하거나 자금을 댔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다.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어떤 기업이든 산불을 지시했다는 조그만 징후라도 있다면 허가를 취소할 것"이라며 "장난하는 게 아니다"고 경고했다.

ys417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