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SNS 청소년 금지법', 구멍 뚫린 연령 확인에 실효성 논란
가짜 계정으로 플랫폼 가입 시험…1곳 빼고 연령 증명 요구 안 해
연령대 안맞는 금융 상품 광고·음란물이 표시되기도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호주의 청소년 소셜미디어 금지 조치가 시행 초기부터 온라인 플랫폼들의 연령 확인 절차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7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호주 정부에 규제 도입을 자문했던 호주 소프트웨어테스트기업 'KJR'의 조사 결과 이 제도의 취약점이 이같이 드러났다.
호주는 지난해 12월부터 인스타그램, 스냅챗, 유튜브 등 주요 플랫폼이 만 16세 미만 이용자의 계정 보유를 금지하도록 의무화하면서 운영사가 이용자 연령을 확인하기 위한 합리적 조처를 하도록 요구했다. 그러나 여러 조사에서 대부분의 미성년자가 여전히 플랫폼에 접근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자, 정부는 지난달 최대 벌금을 두 배로 올리고 법적 조치를 경고했다.
KJR이 연령 확인 관련해 시험 및 조사한 것은 두 차례다. 2025년 호주인 1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연령 확인 기술 시험을 한 것이 1차 조사다. 이 시험은 정부가 SNS 청소년 가입 금지 정책을 설계할 때 참고했다. 하지만 이때는 실제 플랫폼 가입 상황이나 우회 방법에 대해서는 시험하지 않았다.
이에 테스트팀은 올해는 법 시행 이후 50개의 가짜 계정을 만들어 실제 플랫폼들의 준수 여부를 점검하는 2차 조사를 실시했다. 가짜 계정으로 인스타그램·스냅챗·틱톡·유튜브 등 연령 제한 대상 10개 플랫폼 중 9개에 가입했는데 모두 16세라고 기재했지만, 어느 플랫폼도 연령 증명을 요구하지 않았고, 실제로 연령 확인을 요구한 곳은 호주 기반 플랫폼 킥(Kick)이 유일했다.
일부 계정에는 청소년 대상 금융상품 광고가 노출되거나, 엑스(X)에서는 음란물이 표시되는 등 연령대가 제대로 인식되지 않은 정황도 확인됐다. 플랫폼들은 가입 시 16세 미만이라고 기재하면 계정 생성 자체를 막기는 했다.
규제 당국은 플랫폼들이 미성년 가능성이 있는 계정에 대해 단계적으로 강도 높은 검증 절차를 적용할 수 있는 기술과 자원을 갖추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시험을 자문했던 전문가들은 실제 미성년자가 허위 생년월일을 입력하는 우회 행위가 충분히 고려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프로젝트의 자문을 맡았던 국제 실종·착취 아동센터 호주지부의 콜름 개넌은 “지금 나타나는 현상은 우회가 청소년들의 기본 대응 방식이 됐다는 점”이라며, 초기 시험 단계에서 우회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배제됐다고 말했다.
다만 청소년 디지털 권리 연구자인 어맨다 서드는 플랫폼들이 먼저 자발적으로 미성년으로 기재된 계정을 대상으로 조처를 한 뒤, 올해 중반부터 연령 추정 기술을 본격 적용할 것으로 예상돼 왔다며, 향후 수집되는 자료에서는 보다 나은 통계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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