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유럽·중동 17개국, 해저케이블 공동방어 협정…美·中은 빠져

샹그릴라 대화 열린 싱가포르서 수중케이블 방어 협정 맺어
발트해·대만서 잇단 케이블 절단…'보이지 않는 전쟁터' 된 심해

발트해 해저 케이블 설치 작업 중인 선박. 2015.10.12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아시아·유럽·중동의 17개국이 30일(현지시간) '바닷속 혈맥'으로 불리는 해저케이블을 함께 방어하자는 내용의 협정을 맺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싱가포르·호주·영국·프랑스·필리핀·카타르 등은 이날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수중 인프라 방위 교류를 위한 지도원칙'이라는 내용의 협정을 체결했다.

최근 몇 년 사이 해저 인프라에 대한 공격이 빈번하게 발생하자 중견국들이 공동 전선을 마련한 것이다.

지난해 말 핀란드와 에스토니아를 잇는 발트해 통신 케이블이 끊기고 대만 주변에서도 해저케이블 손상 사고가 잇따랐다. 전 세계 대륙 간 데이터 트래픽의 99%를 책임지는 해저케이블의 취약성이 현실적인 위협으로 부상한 것이다.

리처드 말스 호주 국방부 장관은 "역사상 전례 없는 규모와 빈도로 해저 인프라에 대한 공격이 목격되고 있다"며 이번 협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협정은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위협 정보를 공유하고 △위기 발생 시 공동으로 대응하며 △유엔해양법협약과 같은 국제법을 존중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찬춘싱 싱가포르 국방부 장관은 "해저 인프라를 파괴하려는 시도를 막기 위한 국제 규범을 만드는 데 아직 할 일이 많다"며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참여국들은 대부분 무역 의존도가 높고 디지털 경제가 발달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데이터나 에너지 공급이 잠시만 중단돼도 막대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나라들이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의 부재가 결국 한계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두 나라가 보유한 막강한 정보력과 감시 기술, 해군력 없이는 실질적인 보호 역량을 갖추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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