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만명 응시' 印 의대시험, 문제유출 의혹에 무효화…시위사태

시험 직전 '예상문제' 돌아…실제 문제와 현저히 유사해 수사 착수

인도 경찰이 12일(현지시간) 뉴델리에서 국가 의과대학 입학시험 'NEET-UG'의 문제 유출 사실이 밝혀진 후 시험이 취소된 것에 항의하는 인도학생연맹(SFI) 회원들을 연행하고 있다. 2025.05.12.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인도에서 치러진 전국 의대 입학시험이 문제지 유출 의혹으로 전격 무효화하면서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항의 시위에 나섰다.

영국 BBC, 인도 NDTV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인도 국립시험원(NTA)은 지난 3일 실시된 국가 의과대학 입학시험 'NEET-UG'를 취소하고 추후 재시험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시험에 응시한 수험생만 약 228만 명에 달한다.

NTA는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자체 입수된 정보와 수사기관의 조사 결과를 종합할 때 현재의 시험 과정을 그대로 유지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재시험 날짜와 수험표 재발급 일정은 며칠 내로 기관의 공식 채널을 통해 전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인도에서는 시험 몇 주 전부터 수험생들 사이에서 유포된 '예상 문제지'(guess paper)를 통해 실제 시험 문제가 유출됐다는 논란이 일었다. 라자스탄 경찰 특별수사대는 유포된 자료가 실제 시험 문제와 현저하게 유사하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예상 문제지에 포함된 문항 410항 중 120항이 실제 시험에서 화학 영역에 출제된 문항과 정확히 일치했다. 당국은 또한 시험을 불과 42시간 앞두고 메신저 '왓츠앱'의 단체 대화방에서 이 자료가 공유됐다고 전했다.

인도 경찰이 12일(현지시간) 뉴델리에서 국가 의과대학 입학시험 'NEET-UG'의 문제 유출 사실이 밝혀진 후 시험이 취소된 것에 항의하는 인도학생연맹(SFI) 회원들을 연행하고 있다. 2025.05.12. ⓒ 로이터=뉴스1

인도에서는 문제 유출 의혹에 분노한 학생과 학부모들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델리의 한 17세 학생은 지난 2년의 삶이 완전히 시험 준비를 위해 돌아갔다며, 학원 수업과 모의고사 때문에 가족 행사에도 참석하지 못했다고 BBC에 전했다.

이 학생은 "이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목표를 위해 밤낮으로 열심히 공부했는데 시험이 취소됐다"고 토로했다.

인도 야권은 문제 유출을 막지 못한 인도 인민당(BJP) 정부를 향해 총공세를 가했다. 나한드라 모디 총리의 정적 라훌 간디 인도국민회의(INC) 대표는 소셜미디어 성명에서 "부패한 BJP 정권이 학생들의 노고와 희생, 꿈을 짓밟았다"며 이를 "청년들의 미래에 대한 범죄"라고 규탄했다.

인도에서는 매년 의사가 되길 원하는 학생 수백만 명이 NEET-UG 시험에 응시하지만, 진학에 필요한 점수를 받는 학생은 소수에 불과하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교육열이 높은 인도에서 많은 학생들은 NEET-UG를 비롯해 대학 입시를 준비하기 위해 값비싼 사설 학원에 다닌다.

NEET-UG 시험이 논란에 휩싸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 시험은 지난 2024년에도 수험생 수천 명이 이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으면서 전국적인 시위를 불러일으킨 바 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