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 리듬에 실린 '정치 혁명'…네팔 30대 前래퍼, 60년 만의 총선 압승

발렌드라 샤 전 카트만두 시장이 이끄는 'RSP', 275석 중 182석 차지

7일(현지시간) 래퍼 출신의 네팔 정치인인 발렌드라 샤 전 카트만두 시장(35)이 네팔 동부 자파 지역에서 자신이 이끄는 '라스트리야 스와탄트라당'(RSP)이 총선에서 승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이후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6.03.07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지난 5일 실시된 네팔 총선에서 래퍼 출신인 발렌드라 샤(35·활동명 발렌) 전 카트만두 시장이 이끄는 중도파 정당의 승리가 확정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네팔 선거관리위원회는 12일(현지시간) 발렌이 이끄는 '라스트리야 스와탄트라당'(RSP·국민독립당)이 275석 의회에서 182석을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60여년간 어느 정당도 달성하지 못한 압도적 다수 의석이다.

가장 오래된 정당인 네팔회의는 38석을 차지해 2위가 됐고, 지난해 9월 퇴진한 샤르마 KP 올리 전 총리가 이끄는 마르크스-레닌주의 공산당은 25석에 그쳤다.

네팔 헌법 전문가인 푸르나 만 샤키아는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향후 5년간 안정적인 정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발렌은 수년간 네팔 힙합계에서 활동해 왔으며, 네팔어로 된 그의 노래 '발리단’(희생을 뜻함)은 유튜브에서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네팔은 지난 20년 가까이 마르크스-레닌주의 공산당, 마오주의 공산당, 네팔회의가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번갈아 여당으로 집권해 왔다. 총리가 자주 바뀌면서 네팔에서는 정치 불안정이 경제와 고용을 저해했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지난해 9월 올리 전 총리는 치안 유지를 명목으로 소셜미디어를 금지했다. 그러자 네팔 전역에서 Z세대가 주도한 시위가 시작됐고, 이 과정에서 총 77명이 사망했다.

시위는 네팔 정치 체제와 계급 불평등에 대한 항의 시위로 더 격화됐고, 올리 전 총리는 결국 소셜미디어 금지 조치를 철회하고 사퇴했다.

당시 발렌은 시위대를 지지하고 Z세대 시위를 이끌어 차기 지도자로 부상했다.

이후 RSP는 12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5년 내 네팔 1인당 소득을 1447달러에서 3000달러로, 국내총생산(GDP)을 지금의 두 배 이상인 1000억 달러로 끌어올리겠다고 공약했다.

다만 이번 선거 중 전직 TV 진행자로 RSP의 총재인 라비 라미찬이 소규모 저축 회사 자금 유용 혐의로 기소되면서 빛이 바래기도 했다. 그는 혐의를 부인하며 보석으로 풀려난 상태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