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6 띄운 태국, 또 캄보디아와 충돌…트럼프 중재 평화 흔들(종합)
국경 분쟁 이틀째 격화…태국 "캄보디아 군사력 장기적 마비가 목표"
태국군 대변인 "캄보디아 공격으로 군인 1명 사망, 8명 부상"
- 이정환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지난 10월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로 캄보디아와 평화협정을 맺었던 태국이 캄보디아에 공습을 개시했다고 밝히면서 양측의 무력 충돌이 지난 7월 이후 최대 규모로 확대되고 있다.
8일(현지시간) AFP통신, 더네이션에 따르면 태국 육군 대변인 윈타이 수바리 소장은 태국 측이 캄보디아군의 포격 진지를 제압하기 위해 여러 지역의 군사 목표물을 F-16 전투기로 타격했다고 발표했다.
윈타이 소장은 태국 전투기가 발사한 무기는 매우 정확했으며 캄보디아 민간인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태국군은 본격적인 군사행동에 돌입한 모습이다. 차이야프루크 두앙프라팟 태국 참모총장은 "군의 목적은 우리 자녀와 손자들의 안전을 위해 캄보디아의 군사력을 장기적으로 마비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무력충돌은 전날 태국-캄보디아 국경지대에서 벌어진 총격전을 두고 양측이 서로 정전협정 위반을 주장하며 시작됐다. 캄보디아는 태국군이 선제공격을 가했다고 주장했고, 태국은 캄보디아군이 먼저 발포해 태국군 2명이 총상을 입었다고 반박했다.
다음날 8일에는 무력 충돌이 격화돼 국경 곳곳에서 태국군과 캄보디아군의 산발적인 교전이 계속되고 있다.
태국군 대변인 윈타이 수바리는 8일 캄보디아군이 국경 근처에서 공격을 가해 군인 최종 1명이 사망하고 8명이 다쳤다고 말했다.
캄보디아 소치아타 대변인도 기자들에게 태국군이 이날 오전 F-16 전투기를 이용해 캄보디아 군대를 공격했고, 두 지역에서 태국군이 총격을 가해 일부 민간인이 부상하고 집이 불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캄보디아가 보복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경지대에서 전투가 발발하자 태국과 캄보디아에서는 대피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태국 제2군사령부는 성명을 통해 교전이 재개된 이후 태국 국경 지역에 거주하는 약 3만 5000명이 대피했다고 밝혔다.
네스 펙트라 캄보디아 정보부 장관은 국경지역 오다르 메안체이주에서 최소 1157가구가 안전한 곳으로 대피했다고 말했다.
태국과 캄보디아는 프랑스의 인도차이나 통치 시기 형성된 800㎞의 국경을 둘러싸고 분쟁을 벌여 왔다. 지난 7월에는 닷새간 벌어진 무력 충돌로 66명이 숨지고 30만 명이 피난길에 올랐다.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의 중재로 지난 10월 평화 협정이 체결됐다. 그러나 태국은 지난달 협정 이행을 중단했고, 지뢰 매설과 총격전 등 양측의 산발적인 충돌이 이어지고 있었다.
결국 양측의 군사적 충돌이 확대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치적으로 내세웠던 평화 협정도 무산 위기에 처했다.
이브라힘 총리는 "우리 지역은 오랜 분쟁이 대결의 악순환으로 흘러가는 것을 지켜볼 여유가 없다"며 양측 모두에 전투를 중단하고 외교적 노력을 기울일 것을 촉구했다.
jw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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