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장악하던 일본차, 中 전기차 공세에 '무너진 아성'

태국·인니 등에서 점유율 급락 추세…혼다 등 현지 생산 축소

일본 혼다 자동차 로고의 모습. 2022.03.22/뉴스1 ⓒ 로이터=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동남아시아 자동차 시장을 장악해 온 일본 자동차가 중국 전기자동차(EV)의 현지 생산과 가격 공세에 밀려 판매 점유율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4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올해 1~10월 일본계 자동차 9개 사의 태국 내 판매 점유율은 69.8%로 떨어졌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6%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일본 자동차는 2010년대만 해도 태국 내 점유율이 80~90%대에 달했지만 2023년 77.8%로 급락했고 올해는 연간 기준 70%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동남아 시장의 약 30%를 차지하는 인도네시아 시장에서도 지난해 일본차 판매 점유율이 90% 아래로 떨어진 데 이어 올해 1~10월에는 82.9%로 하락했다.

신문은 중국 업체들의 현지 진출과 공격적 확장을 점유율 하락 배경으로 지목했다. BYD(비야디) 등 중국 EV 브랜드는 2022년부터 태국과 인도네시아에 진출해 가격 인하를 앞세워 시장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미 태국 내 중국차의 판매 점유율은 20%를 넘었다.

이에 일본 업체들은 태국 생산 조정에 들어갔다. 혼다는 완성차를 생산했던 공장 두 곳을 2026년 이후 한 곳으로 통합한다. 미쓰비시 자동차는 2027년 공장 3곳 중 한 곳의 생산을 중단한다.

신문은 동남아 시장에 대한 수출 거점 역할을 하는 태국에서 일본이 높은 판매력을 바탕으로 견고한 공급망을 구축해 왔다며 생산 축소는 부품사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조사회사 마크라인즈에 따르면 동남아에 일본계 자동차 부품 기업 2792개가 진출해 있으며 그중 절반 가까이가 태국에 집중돼 있다. 이는 중국이나 북미보다 많은 숫자다.

yeh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