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친환경항공유 의무화 위해 출국승객 부담금 도입

내년 4월 이후 판매하는 '10월 이후 출발 항공권'부터 적용
지속가능항공유 사용 의무화 앞둔 조치…최대 4만7천원 추가

싱가포르 창이 국제공항에 서 있는 국영 싱가포르항공 여객기 모습 2021.11.16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미 기자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싱가포르가 내년부터 자국에서 출발하는 항공 승객들에게 '친환경 연료세'(green fuel levy)를 부과한다.

1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내년부터 싱가포르에서 출국하는 항공 여행객들은 목적지와 좌석 등급에 따라 최대 41.60싱가포르달러(약 4만 7000원)의 연료세를 부담하게 된다.

싱가포르 민간항공청(CAAS)에 따르면 동남아시아행 항공편은 1싱가포르달러, 미주행은 10.40싱가포르달러가 추가된다. 비즈니스석과 퍼스트클래스 탑승객은 이보다 4배 많은 금액을 내야 한다.

부담금은 내년 4월 1일 이후 판매되는 항공권 중 내년 10월 1일 이후 싱가포르에서 출발하는 항공편에 적용된다. 경유하는 승객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는 2026년부터 시행될 '지속가능항공유'(SAF) 사용 의무화를 앞두고 시행된 조치로, 싱가포르는 항공권에 부담금을 부과해 SAF 구매 비용을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SAF는 폐식용유, 생활폐기물 등을 원료로 한 친환경 항공유로 기존 화석연료 대비 최대 80%까지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으나 가격이 기존 항공유보다 약 3배 비싸다. 각국은 탄소중립 이행을 위해 SAF 혼유 점진적 의무화를 진행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2026년까지 창이 공항과 셀레타르 공항에서 사용되는 모든 항공유의 1%를 SAF로 채우고, 2030년까지 3~5%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SCMP는 "싱가포르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승객에게 직접 '친환경 연료세'를 부과하는 국가로 국제 항공 허브라는 위상을 감안할 때 이번 조치는 특히 상징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창이공항의 올해 승객는 2019년의 역대 최고치인 683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yeh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