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남중국해 조성한 인공섬 군사기지화…中해양패권 도전
미 싱크탱크 "21개 인공섬에 활주로·탄약고 등 군사 시설 포착"
방어용 전초기지 역할 추정…대만 유사시 미군 보급로 의미도
- 양은하 기자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베트남이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남중국해에 대규모 인공섬 건설로 중국의 해양 패권에 도전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새 인공섬은 활주로와 탄약고 등을 갖춰 군사 기지화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남중국해를 연구하는 분석가들의 최신 위성사진 분석 결과를 토대로 이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베트남이 모래와 산호, 바닷속 암석을 파내 만든 인공섬에는 대형 군용기를 수용할 수 있는 3㎞가 넘는 길이의 활주로와 여러 개의 항구가 설치된 모습이 위성 사진에 포착됐다.
또 충분한 탄약 저장시설과 중무장을 수용할 수 있는 방어 참호 등도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베트남은 지난 4년간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에서 암초와 산호초, 환초를 인공섬으로 대대적으로 개조하는 사업을 벌여왔다. 중국이 지난 2013년부터 같은 군도 내에서 인공섬을 건설하는 데 대한 대응 차원이다.
위성사진을 보면 베트남은 점령한 스프래틀리 군도 인근 21개 섬과 암초에 인공토지를 조성해 온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중국이 이 군도에서 만든 인공섬 7개보다 훨씬 많은 수준이다.
워싱턴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지난 3월 기준 베트남은 남중국해에 270만평 이상의 인공토지를 조성했으며 중국은 약 490만평 미만을 구축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요새화된 섬들을 이용해 선박과 항공기가 본토로 돌아가 재급유나 보급을 받지 않고도 더 오랜 기간 지역에 머무르게 할 수 있게 했다. 또한 다른 나라들의 해상 이동을 감시할 수 있도록 광범위한 레이더와 기타 감시 인프라를 설치했다.
CSIS의 부국장 해리슨 프레탓은 베트남이 이 새로운 전초기지를 중국과 유사하게 활용할 것으로 예상하나 다른 국가들에 대한 공격적인 행동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WSJ은 베트남의 해군과 공군이 훨씬 작기 때문에 총력전에서 실제 전초기지를 방어할 수 있다고 믿는 분석가는 거의 없다면서 이런 상대적 약세는 역내 다른 나라들이 베트남의 인공섬 조성에 대체로 눈감아 주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남중국해는 글로벌 무역의 핵심 수로이자 만일 대만을 둘러싼 분쟁이 발생할 경우 미국의 주요 보급로가 된다는 점에서 베트남 인공섬의 전략적 중요성이 크다는 평가도 나온다.
yeh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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