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라가사 지나고 또 폭풍…필리핀서 4명 사망·40만명 대피
교회 지붕도 뜯겨나가…5500명 항구에 발 묶여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필리핀이 슈퍼 태풍 라가사가 지나가자마자 또 다른 열대성 폭풍 '오퐁'으로 큰 피해를 봤다.
AFP통신에 따르면 필리핀 당국은 26일(현지시간) 기준 이번 폭풍으로 최소 4명이 숨지고 40만명이 긴급 대피했다고 밝혔다.
사망자 4명은 모두 중부 마스바테 섬에서 발생했다. 이들은 무너진 벽이나 쓰러진 나무에 깔리거나 벼락에 맞은 것으로 파악됐다.
마스바테주의 한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는 AFP에 "새벽 4시쯤 불어닥친 바람이 교회 문과 창문, 천장을 파괴했다"며 "지금까지 경험한 바람 중 가장 강력했다"고 말했다.
오퐁은 지난 25일 밤 최고 시속 110㎞의 강풍을 동반한 채 동부 사마르주에 상륙했다. 이후 필리핀 군도를 관통했다. 필리핀 기상청은 오퐁이 남중국해로 빠져나간 뒤 세력을 키워 태풍으로 발달해 베트남으로 향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필리핀 정부는 학교와 관공서를 폐쇄하고 항공편 운항을 중단하는 등 비상 대응에 나섰다. 대피 인원은 40만 명에 달했다.
해안경비대는 항구에 발이 묶인 승객이 5500명이 넘었다고 밝혔으며, 당국은 최대 3m 높이의 '생명을 위협하는 폭풍 해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온라인 사회관계망서비스 상에서는 필리핀 중부 비사야스 섬에서 침수된 도로를 지나기 위해 배를 타거나 허리 깊이의 물속을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모습이 영상을 통해 퍼지고 있다.
필리핀은 매년 평균 20개의 태풍이 지나가는 이른바 '태풍의 길목'에 위치해 있다. 최근 세계기상특성(WWA) 연구진은 기후변화가 필리핀에 태풍이 연이어 찾아올 가능성을 거의 두 배로 높였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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