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싱영웅 파퀴아오, 상원의원 당선…포퓰리즘 덕분?

필리핀 복싱 영웅 매니 파퀴아오(37)가 9일 민다나오섬 사랑가니주(州) 키암바에 있는 한 투표소에서 투표하고 있다. ⓒ AFP=뉴스1
필리핀 복싱 영웅 매니 파퀴아오(37)가 9일 민다나오섬 사랑가니주(州) 키암바에 있는 한 투표소에서 투표하고 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필리핀 복싱 영웅 매니 파퀴아오(37)가 상원의원으로 당선이 사실상 확정됐다. 길거리 소년에서 권투로 부를 일군 파퀴아오는 이로써 대통령이 되겠다는 자신의 꿈에 한 걸음 더 다가가게 됐다.

AFP통신에 따르면 전일 투표에 대한 개표가 약 91% 진행된 10일 현재, 파퀴아오는 1494만표를 획득해 상원 진출에 필요한 충분한 지지를 얻었다. 후보 50명 중에서는 8위이다. 이번 선거에는 득표에 따라 12위까지 상원의원이 된다.

고등학교 중퇴 학력인 파퀴아오는 8체급 석권이라는 전례없는 기록으로 막대한 부를 쌓았은 데 이어 정치권 진입에도 성공했다. 앞서 2차례 하원의원을 지낸 그는 이번에는 상원에 진출했다.

필리핀에서 상원은 강한 권한을 갖고 있는 입법 기관으로 종종 보다 높은 관직에 오르기 위한 출발점으로 인식된다. 정치권으로 입성하는 것은 대통령이 되겠다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다.

필리핀에서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어 대통령 당선이 비현실적 꿈은 아니라고 AFP는 전했다.

하지만 파퀴아오는 하원의원을 지내면서 의정활동을 활발히 펼치기보다는 권투 연습에 매진하거나 유명인으로서 조명을 받는 일에만 신경을 써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파퀴아오는 이번에 전국을 누비며 적극적으로 유세를 펼쳤다. 그는 한 유세장에서 "지도자가 가난을 겪지 않았다면, 가난한 자들의 마음을 진실로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길거리에서 박스를 담요 삼아 잠자는 아이들의 마음을 나는 안다. 나는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해 살려고 물을 마시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안다"고 말했다.

그는 유세를 벌이면서 가난한 사람들을 돕고, 농민과 교사들의 처우를 개선하며, 무상 교육을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하지만 파퀴아오의 당선은 선동가 로드리고 두테르테의 대통령 당선이 가능하도록 한 필리핀에 만연해 있는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의 일부라고 AFP는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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