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부진에 수금지연…中 연쇄적인 현금고갈 파장
원청 → 하청 → 노동자 급여 연체로 이어져
"춘절 연휴 끝나면 대량실업 발생할 가능성"
- 김정한 기자
(둥관/홍콩 로이터=뉴스1) 김정한 기자 = 중국의 많은 기업들이 성장 둔화에 따른 현금 부족으로 임금을 체불하고 대금결제를 지연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으며, 조만간 대량실업도 우려된다는 전망이 5일 나왔다. 중국 내 1200여개 기업의 경영자본 상태를 분석한 결과다.
'매출은 허상이고, 중요한 것은 이익이지만, 현금이야 말로 현실'이라는 옛말이 틀린 게 하나도 없다.
중국 경제는 약 25년 만에 가장 둔화된 상태다. 생산설비를 구조조정하지 않으려는 기업들의 현금은 점점 더 고갈되고 있다. 재고는 팔리지 않고, 납품대금은 걷히지 않고, 고객들의 외상기일은 길어져 현금이 꽁꽁 묶였다.
KPMG 차이나의 퍼걸 파워 파트너는 대부분의 중국 기업들이 경기 성장기에 우선순위를 시장 점유율 확보와 매출 확대에 뒀다고 밝혔다. 때문에 기업운영에 필요한 유동 운전자본 관리에는 소홀했다는 지적이다.
중국 상하이증시와 선전증시에서 시가총액 규모 5억달러 이상의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분석 결과 평균적으로 고객 자금이 유입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59일이었다. 지난 2011년의 37일보다 길어졌다.
일부 업종의 상황은 더욱 급격하게 나빠졌다. 에너지 기업들은 현재 고객 자금 유입 시간이 80일이다. 종전엔 24일이었다. 산업재 기업은 2011년 61일에서 94일로 늘었다. 또한 정보기술(IT) 기업은 76일에서 112일이 됐다.
고객 자금 확보가 어려워진 기업들은 연쇄적으로 하청업체들에 대한 대금 결제와 직원들에 대한 급여 지불을 미루고 있다.
광둥성(廣東省)에서 건축용 패널 공장을 운영 중인 대니 로우 사장은 고객사들로부터 통상 20%보다 적은 계약금과 대금 상환기간 연장 등의 압력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현금 확보가 어려워져 사업 위험성은 확대되고 있다.
로우 사장은 "한 고객사는 3개월짜리 어음을 발행해준다고 했지만 막상 받아보니 6개월짜리였다"고 말했다.
그는 직원 50명에 대한 임금과 주강 삼각주에 있는 약 50여개 하청업체들에 대한 대금결제도 미룰 수밖에 없었다.
같은 기간 재고도 증가했다. 특히 산업기업들의 경우 재고율은 22.7%에서 26.5%로 증가했다. 기술기업들은 20.9%에서 23.7%가 됐다.
현금이 자산에 묶이면 현장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둥광(東光) 현의 노무 브로커인 양지아펀은 대규모의 정규직 직원들에 대한 임금을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중국 남부 주강 삼각주의 공장들의 직원들 중 약 80%는 임시직이다. 1년 전의 70%를 웃도는 수준이다.
임시직 직원은 정규직 직원에 비해 근로의 권리나 혜택이 미흡하다. 또한 시간당 임금도 더 낮은 수준이다.
황장(黄江) 부근에 위치한 소규모의 LCD TV용 냉각패널 제작사 아싱크의 대만인 사장 종슈는 올해 50명의 직원들에게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종 사장은 최근 수개월 간 인근에 있는 사업체들 중 최소한 3곳이 문을 닫았다고 전했다. 또한 다가오는 8일 춘제(구정)의 약 2주간 휴무가 지나면 몇몇 업체들이 더 사업을 접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종 사장은 "춘제 이후 대량실업이 발생할 것"이라며 "경영난에 처한 많은 영세업체들이 살아남지 못해 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사람들은 일자리 구하기가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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