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바꾼 여행]④ '하루 전 취소도 전액 환불?' 여행상품, 선택 기준 달라진다
업계, '유연한' 예약 정책 강화…위기에도 자동화 기술 투자 지속
-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코로나19가 세계적인 팬데믹(대유행)으로 번지면서 여행사나 항공사, 호텔 할 것 없이 여행 관련 서비스 업체들은 '취소 전쟁'을 치렀다.약관상 취소나 변경이 불가한 상품일지라도 감염병 확산이라는 불가항력 요인에 따라 손해를 볼 지언정, 취소 처리하거나 여행 기간을 유예하기로 했다.
일부는 약관대로 수수료를 부과하거나 취소를 거부하면서 소비자들의 원성을 샀고, 불매운동 여론이 확산하자 취소 정책을 일시적으로 완화하기도 했다.
이에 소비자들에 코로나19 사태에 취소를 해주는 업체는 '착한 업체', 안 해주거나 고객 응대가 되지 않은 업체는 '나쁜 업체'로 인식됐다.
여행 전문가들은 앞으로 여행 상품의 중요 경쟁력 중 하나는 더욱 고도화 된 고객 서비스 및 유연한 예약 정책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로 드러난 취소 정책
최근 상당수 외국 항공사가 코로나19 여파로 정상 운항이 어려운 노선의 항공권을 환불하는 과정에서 소비자들의 빈축을 샀다.
많은 외항사가 환불 대상 항공권을 현금으로 돌려주는 대신, '바우처'(상품 교환권) 또는 포인트로 일방 대체했기 때문이다. 당장 돌려줄 현금이 부족해지면서 내린 조치라고 하지만, '꼼수를 부린다'라는 비난 여론이 거셌다. 일부는 환불 접수를 아예 받지 않거나, 취소 수수료를 부과하기까지 했다.
반면, 몇몇 항공사들은 다소 시간이 걸리지만 환불을 보장하는 정책을 펼치며 충성 고객 잡기에 나섰다.
핀에어는 운휴된 항공편에 대해 전액 환불 혹은 구매금액의 110% 상당 바우처(이용권)를 제공하는 선택 조건을 추가했다. 에미레이트항공도 최근 코로나19 사태 이후 환불 처리 역량을 기존 3만5000건에서 15만건으로 늘려, 8월까지 모든 환불건을 처리하기로 소비자와 약속했다.
하지만 다른 경우도 있다. 지난 3월 말부터 온라인 여행 커뮤니티 상에서 한 글로벌 온라인 여행 플랫폼을 대상으로 한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해당 플랫폼을 통해 베트남 여행을 예약한 70여 명의 소비자들이 피해자 모임을 결성한 것이다.
해당 여행사는 베트남 정부의 무비자 입국금지와 항공사의 결항 조치 등에 의해 베트남 여행이 불가한 상태에서도 여행 상품 환불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이후 여론의 분위기가 심각해지자, 일부 여행객에 한해 환불을 처리하고 있지만 여전히 환불을 받지 못한 소비자들은 해당 여행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기존엔 호텔과 항공사, 현지업체들이 취소 수수료를 해주지 않는다면 고객에게 약관대로 수수료를 부과했다"며 "그러나 이번 경우는 대다수 여행사가 손해를 보더라도 장기적인 관점으로 고객 관리를 위해 환불을 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최저가보다 중요해진 '유연한 예약 정책'그동안 여행 상품 예약 시 '가격'이 가장 중요한 결정 요소 중 하나였다. 그러나 앞으로는 취소·환불 관련해 얼마나 유연한 예약 정책을 보유하느냐가 여행상품을 예약하는 데 중요한 고려사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유연하지 못한 예약 및 취소 절차가 개선되지 않으면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온라인 여행 분야 유니콘인 트래블로카(Traveloka)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부터 판매하기 시작한 100% 환급보증 상품 등은 코로나19 상황과 맞물려 향후 더욱 인기를 끌 전망이다.
양박사 익스피디아 이사는 "최근 무료 예약 취소 옵션을 제공하는 숙박 상품을 선별 및 확인할 수 있는 검색 필터 시스템을 마련할 것"이라며 "고객 편의를 위해 보다 유연한 정책과 시스템을 도입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행 중개 플랫폼인 에어비앤비는 호스트(공급자)와 게스트(이용자)의 이탈을 막기 위해 '더 유연한 예약' 정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호스트가 '유연 환불' 조건을 선택할 경우 게스트는 체크인 24시간 전까지 취소하는 예약에 대해 숙박료를 전액 환불받을 수 있다. 유연 환불 조건 숙소의 호스트에겐 지난 3월 중순부터 6월1일까지 이뤄지는 예약에 대한 수수료를 전액 면제한다.
이밖에 국내외 주요 여행 스타트업들도 장기 충성 고객 확보를 위해 영업팀 일부를 고객지원팀으로 전환하고, 여행 출발일 24시간 이전에 예약 취소 시 환불해주고 있다.
◇위기 속에 기술 투자는 계속코로나19로 발생한 대규모 여행 취소는 추후에도 생겨날 수 있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 여행업계는 인공지능 기반의 챗봇이나 자동화 시스템 등의 기술 도입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트립닷컴의 경우 지난 2월 중순, 해외여행 시장에 자동화 기술을 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취소 건의 50~60%만 자동 처리할 수 있었다. 이에 기술진들을 대거 투입해 2월 말엔 취소 건의 70~80%를 처리했다.
트립어드바이저 아시아태평양 지역 부문은 제2의 코로나19 사태를 대비해 대규모로 고객 응대를 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적극 투자할 예정이다. 거래하는 여행 업체들이 시딩(Seeding, 종자돈을 마련)할 수 있도록 포럼도 열 계획이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독일 여행 스타트업 겟유어가이드는 지난 3월 예약 건수가 전년 대비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현재까지 확보한 자금을 기반으로 기술과 인프라에 대거 투자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여행사는 지난해 소프트뱅크로부터 5억 유로를 투자받았으며, 현재까지 5억9500만 유로의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몇 년 사이 온라인 여행사뿐 아니라 항공사, 호텔들의 챗봇에 대한 투자도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으며 기술이 더욱 고도화될 전망이다.
이번 코로나19 여파로 단기간 내 갑작스럽게 변화가 생기는 바람에 여행 업체들은 고객 응대 업무가 폭주하고 있어, 챗봇 등 인공지능(AI) 서비스를 활용하는 등 다른 통로로도 고객 문의를 유도했다. 그러나 고객마다 각각 처한 상황이 달라 여전히 전화 문의에 대한 의존도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비대면 서비스를 요구하는 고객들도 늘어나게 돼 모바일 등을 통한 고객 응대 서비스 개선이 시급하다"며 "전통 여행업체들은 비용 부담 등의 이유로 미뤄왔던 기술 투자를 한시라도 빠르게 진행해야 할 것"이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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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 세계 확산으로 여행 활동도 '잠시 멈춤' 상태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여행 수요 폭발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집콕'과 '방콕'에 따라 쌓인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향후 여행 방식은 코로나19 이전과는 상당이 달라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코로나19 극복 이후 여행은 어떻게 변할 지 [코로나19가 바꾼 여행] 시리즈를 통해 짚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