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미래 ⑥]휠체어 타고 융프라우 오른다…장애가 극복된다

전 세계적으로 부는 '무장애 관광'
국내선 여행상품 개발 및 인프라 개선 중

편집자주 ...여행과 여행시장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여행사는 기존 중개 서비스업 개념에서 IT업으로 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트렌드 변화도 빠르다. '욜로' '소확행' '워라밸' 등 질적인 삶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질 높은 여행을 즐기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 이에 호캉스, 웰니스 등의 유형이 생겨나고 있다. 여행의 미래를 내다봤다.

ⓒ News1 DB

(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휠체어로 여행을 떠날 수 있을까?" "거동이 불편하신 부모님을 모시고 여행 갈 수 있을까?" "유모차를 끌고 여행 다닐 수 있을까?"

최근 '배리어프리(Barrier Free, 무장애) 관광'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장애인과 노인을 위한 관광지와 시설, 투어 상품들이 점차 생겨나는 추세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서울에 거주하는 장애인과 65세 이상 어르신이 총 180만명에 달하면서 이들의 관광수요는 점차 늘고 있다.

스위스관광청 홈페이지 제공

◇휠체어 타고 알프스 오르기 어렵지 않다

스위스에선 트램부터 기차, 배, 비행기는 물론 알프스를 오르는 산악열차와 케이블카도 휠체어로 탑승할 수 있다.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에 '휠체어로 융프라우 올랐다'라는 내용의 후기들이 꽤 올라와 있다.

스위스 연방철도(SBB)만 봐도 장애인 서비스가 특화돼 있다. 장애인 탑승객에겐 일반석 가격으로 일등석 탑승 혜택을 제공하고, 동승자는 무료다.

일등석 칸은 의자를 접어서 휠체어 자리를 만들 수 있는 데다 장애인 화장실도 마련돼 있다. 170여 개의 기차역에선 동승자 없이 여행을 떠나는 이들을 위한 환승 도움 서비스도 제공한다.

산악열차나 케이블엔 기본적으로 '휠체어 리프트'가 장착돼 있다. 무장애 하이킹 코스는 74개가 있으며, '스위스모빌리티' 홈페이지에서 난이도며 총 길이, 소요 시간 등에 대한 정보를 안내한다.

휠체어가 진입 가능한 무장애 호텔은 1530여 개나 된다. 52개의 유스호스텔은 2013년부터 '모두에게 열린 휴가' 프로젝트를 론칭해 전면적인 시설과 서비스를 개편했다.

가까운 일본도 무장애 관광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지난해 일본 정부는 호텔이나 관광시설의 근로자들이 장애인과 노인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없애고 친근감을 갖도록 하기 위해 '장애물 없는 사고' 교육 매뉴얼도 배포했다.

일본에선 배리어프리의 줄임말인 'BF'를 일상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BF 여행지가 오키나와로 일부 섬을 제외하곤 휠체어 타고 갈 수 없는 곳이 없을 정도다.

오키나와 배리어 프리 투어 센터에선 휠체어로 찾아가기 쉬운 관광지와 장애인·노약자를 위한 시설을 잘 갖춘 호텔, 도우미가 있는 해양스포츠 시설에 대한 정보도 알려준다.

열린관광지로 지정된 정선 삼탄아트마인, 완주 삼례문화예술촌, 울산 십리대숲, 고령 대가야 역사테마 관광지, 양평 세미원, 제주 천지연폭포(윗줄, 왼쪽부터) ⓒ News1

◇국내는 한창 관광지 개보수 중

순천만 자연생태공원도 휠체어를 타고 둘러볼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2015년부터 기존 관광지를 개·보수해 장애인, 어르신, 영‧유아 동반 가족 등을 포함한 모든 관광객이 이용할 수 있는 '열린 관광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22년까지 누적 100개소를 선정할 계획이다.

열린관광지엔 무장애 정보 제공을 위한 팸플릿·점자가이드북, 촉지·음성 종합안내판 및 장애인주차장, 장애인화장실, 접근 가능한 전망데크 및 휠체어로 진입 가능한 휴게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올해 춘천 남이섬, 전주 한옥마을, 김해 가야테마파크, 서귀포 치유의 숲 등도 열린관광지로 선정돼 곧 새 단장 할 예정이다.

앞으로 무장애 관광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지속해서 나올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철도, 비행기를 제외하고 대중교통으로 광역 이동을 하는 시스템은 거의 '0'일 정도로 열악하다.

정부는 2021년까지 전국 시내버스 중 저상버스의 비율을 현재 기준 19%에서 42% 늘리겠다고 밝혔다. 또 오는 10월부터 장애인이 탑승 가능한 고속버스 시범 운행에 들어간다.

서울시도 지난해부터 5년간 152억원을 투입해 관광시설 개선, 리프트가 장착된 관광버스 확대, 무장애 코스 개발 및 정보 공급 등의 콘텐츠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여행박사 제공

◇장애인 전문 여행사 더 생겨날까

지난 2015년 한국소비자원이 홀로 이동이 가능한 장애인 23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최근 3년 사이에 해외여행을 경험한 장애인은 15.7%에 그쳤다. 비장애인의 해외여행 비율 49%(2014년)의 3분의 1에 불과한 것.

장애인들은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는 이유로 비싼 비용(65%)과 함께 '장애인을 위한 여행상품이 없는 점'(54.7%)을 많이 꼽았다.

최근 들어 주요 국내 여행사들이 가까운 일본에 한정해 '배리어프리' 해외여행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공통으로 비행기 탑승 시 휠체어를 분해해 접어야 하는 것은 물론 휠체어 이용자를 배려한 여행 동선과 숙소를 마련해야 하는 등의 불편함을 해소하는 데 중점을 뒀다.

하나투어는 북규슈, 도쿄, 오사카, 오키나와로 가는 패키지를 출시했다. 이 패키지의 경우 4명 이상일 경우 단독으로 여행 일정을 진행할 수 있어, 가이드의 안내를 받으며 컨디션 등을 고려해 여유로운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여행박사는 일본 후쿠오카, 돗토리로 가는 자유여행 상품을 내놨다. 항공과 숙박, 휠체어가 탑승할 수 있는 전용 차량은 예약하고, 여행플래너가 비행기 이용 방법부터 출국부터 입국까지 필요한 여행 정보를 안내하는 형태다.

그러나 일반인보다 고려할 사항들이 많고, 아직은 대중화되지 않아 상품가격이 비싼 것이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다. 장애인 전문 여행사도 아직 적다.

한편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제75회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에선 장애인 승객의 탑승 환경을 개선하는 내용의 결의안이 채택됐다.

IATA에 따르면 48개 항공사 설문조사 결과 휠체어 지원 요청 건수가 2016년에서 2017년 사이 30% 증가했다. 이에 항공 서비스 이용 도중 이동보조기구가 필요한 장애인 승객의 이동기기의 손상을 막기 위해 항공사들은 공동노력을 진행할 예정이다.

seulb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