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토종 와인 맛은?…와이너리 투어 대부도에서 즐긴다
경기도 양조장 투어 ③(끝) 그랑꼬또
-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와인 애호가나 혹은 술을 즐기는 이들 사이에선 해외 와이너리(와인 양조장) 투어가 꾸준히 인기다.
이국적인 풍경 속 포도밭을 둘러보고, 전통 방법으로 보관하고 있는 와인을 시음하고, 그에 담긴 철학을 들어보는 어디서도 경험할 수 없는 재미가 있어서다.
와이너리 투어하면 프랑스 브로도나 이탈리아 토스카나, 호주 애들레이드 등에서만 가능할 것 같지만, 국내에서도 할 수 있다.
경기도 안산 대부도엔 우리 땅에서 나고 자란 포도로 만든 참신한 와인을 생산하는 '그랑꼬또'(그린영농조합)가 있다.
대부도는 포도 산지로써 최고의 조건을 갖췄다. 높은 언덕을 달려온 해풍과 연중 따사로운 햇살, 낮과 밤의 큰 일교차, 서해안 갯벌에서 오는 풍부한 미네랄 성분 등의 청정한 자연은 포도맛을 더욱 극대화 한다.
그랑꼬또는 '대부도'라는 지역 정체성 담고 있으면서, 한국만의 멋과 맛을 담은 와인뿐 아니라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지역민과 상생하는 와이너리다.
와인이라 하면 지역 정체성을 내포해야 그 가치를 인정받는다.
그랑꼬또는 대부도 토박이인 김지원 대표의 '한국형 와인 개발'을 위한 열정으로 채워져 있다.
감 대표는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돌연 고향에서 포도농사를 짓다가 와인에 관심을 갖게 된다. 와인을 배울 변변한 곳조차 없었지만, 해외 와인 생산지라는 곳들은 다 찾아다니는 등 20여 년간 노력 끝에 토종 와인 브랜드 '그랑꼬또'를 만들어 낸다.
현재 농업 대학을 다니는 아들 김한식 씨와 함께 꾸려가고 있다.
이 와이너리에선 기계가 아닌 일일이 손으로 키우고 수확한 캠벨 얼리와 청수 등 두 품종의 포도를 바탕으로 레드, 화이트, 로제, 아이스 와인을 선보인다.
포도 품종 선택에도 김 대표의 강한 신념이 담겨 있다. 맛이 친숙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럽에서 치즈나 햄 등 다소 느끼한 요리와 곁들여 먹기 위해 생산되는 와인의 대부분은 포도당이 10g 미만으로 '드라이'한 맛이 난다.
식용 포도로 알려진 캠벨 얼리를 선택한 이유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품종이어서다. 떫지 않고 미네랄이 풍부하며 당도와 산도가 높다.
'청수'는 우리나라에 알맞은 품종을 얻기 위해 '사이벨'과 '힘로드' 품종을 교배해 탄생한 것으로 풍부한 열대과일 향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무엇보다 청수를 선택한 이유는 이 품종을 오랫도록 지켜내기 위해서다. 청수는 포도알이 잘 떨어지는 특성 탓에 유통 과정에서 상품 가치가 확 떨어진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그랑꼬또의 한국형 와인 개발에 대한 열정은 '청귤 와인' 만들기로 이어지고 있다. 김 대표는 제주도 감귤 농장의 또 다른 소득 수단을 위해 제주 청귤과 청수를 '블렌딩'(Blending)한 와인을 개발 중이다. 최소 일년 후면 완성품을 만나볼 수 있다.
◇그랑꼬또 어떻게 이용해야 할까
체험 프로그램은 와인 시음, 와이너리 투어, 와인 족욕 체험 등이 있다. 와이너리 투어의 경우 30분과 1시간 코스로 나뉘며 양조장 견학, 와인 시음(3~4가지), 와인 세미나 등으로 구성돼 있다. 가격은 코스에 따라 1, 2만원이다.
이색적인 와인 족욕도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편백 나무로 만든 족욕기에 와인(375mL)를 넣고 약 40분간 발을 담그는 체험이다. 족욕 중 와인이나 커피도 제공된다. 가격은 2만원.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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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해외 여행 중에 유명 양조장을 방문해 제조과정을 보고 맛을 보는 양조장 투어는 필수 코스 중 하나로 인기를 끌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낯설다. 프랑스의 와이너리 투어나 지역 계절 요리를 곁들이는 일본 사케 양조장 체험, 대륙의 규모가 느껴지는 중국 고량주 제조장 견학처럼 우리 전통주가 만들어진 과정을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 농림축산부는 전국의 우리술 양조장을 지역 명소로 육성하기 위해 '찾아가는 양조장'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선정된 경기도권 찾아가는 양조장을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