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르사이한·문정원 변신은 무죄?…팀 성적이 관건[V리그포커스]
현대캐피탈 바야르사이한, 미들블로커 실패 후 날개 공격수로
도공 문정원, 임명옥 이적에 '리베로' 이동…현재까진 성공적
- 권혁준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올 시즌 V리그엔 과감한 변신을 꾀한 선수들이 있다. 미들블로커에서 아포짓 스파이커로 옮긴 바야르사이한 밧수(현대캐피탈), 아포짓 스파이커에서 수비 전담 리베로가 된 문정원(한국도로공사)이 대표적이다.
아직 초반이긴 하나, 이들은 바뀐 포지션에 순조롭게 적응하며 팀에 기여하고 있다. 소속팀 현대캐피탈과 도로공사 또한 포지션을 바꾼 이들의 활약 여하에 팀 성적도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
바야르사이한은 몽골 출신의 아시아쿼터 외인이지만, 한국 문화에 익숙하다. 순천제일고, 인하대에서 선수생활을 하며 프로 무대의 꿈을 키웠기 때문이다.
그는 2023-24시즌 아시아쿼터 외인 드래프트에서 OK금융그룹의 지명을 받았고 미들블로커로 쏠쏠한 활약을 했다. 당시 OK금융이 준우승을 차지하는 데 기여했다.
그러나 시즌을 마친 뒤 OK금융은 재계약을 포기했고, 이어진 드래프트에서도 아무도 지명하지 않으면서 바야르사이한은 몽골로 돌아가야 했다. 한국 귀화까지 노리던 바야르사이한에겐 큰 위기였다.
몽골리그에서 활약하던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다시 참가한 아시아쿼터 드래프트에서 현대캐피탈의 지명을 받고 1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오게 됐다.
현대캐피탈이 그에게 원한 포지션은 아포짓 스파이커였다. 미들블로커로도 경쟁력을 보인 그였지만, 현대캐피탈은 팀 구성상 미들블로커보다는 날개 공격수가 좀 더 필요했다. 아마추어 시절 두 포지션을 두루 소화했기에 적응엔 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예상보다도 훨씬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22일 KB손해보험전에서 16점을, 25일 삼성화재전에선 21점의 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2연승을 함께 했다.
특히 삼성화재전에선 허수봉이 다소 부진했는데 그 공백을 완벽하게 메우며 주포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의 뒤를 받쳤다. 현대캐피탈이 바라던 바로 그 모습이었다.
지난 시즌 '트레블'을 달성했던 현대캐피탈은 올 시즌도 우승 후보로 꼽힌다. 다만 아포짓으로 활약하던 덩신펑이 빠진 공백이 걱정이었는데, 바야르사이한이 이런 활약을 꾸준히 이어간다면 문제가 없어 보인다.
여자부에선 한국도로공사 문정원이 포지션을 바꿨다. 지난 시즌까지 아포짓 스파이커였던 그가 올해는 수비 전문 포지션 리베로가 됐다.
그는 본래 '수비형 아포짓'으로 이름을 날렸다. 신장이 174㎝에 불과해 공격에선 파괴력이 떨어지지만 안정적인 리시브와 강력한 서브 등으로 팀의 살림꾼 역할을 해왔다.
다만 리그 최고의 리베로 임명옥(IBK기업은행)의 빈자리를 메운다는 점은 다소 부담이었다. 문정원은 2023년에도 리베로로 국가대표에 선발된 적이 있는데 '수비 전담' 포지션에선 적응에 애를 먹었던 바 있다.
하지만 비시즌 구슬땀을 흘린 결과 현재까지는 순조롭게 리베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2경기뿐이긴 하나 리시브 성공률이 44.23%로 리그 4위, 디그는 세트당 4.7개로 3위다.
끈끈한 수비력이 강점이던 도로공사는 올 시즌을 앞두고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등록명 모마)를 영입하며 공격력 강화를 꾀했다. 강소휘, 타나차 쑥솟이 모마와 함께 '삼각편대'를 이루고 1순위 신인 이지윤과 베테랑 배유나가 중앙을 맡는 구상이다.
도로공사는 춘추전국에 비유되는 올 시즌 여자부에서 우승 후보 전력으로 거론된다. 다만 수비력이 흔들리면 공격 역시 힘을 쓸 수 없다. 이런 가운데 '전문 수비수'가 된 문정원의 활약 여부는 도로공사의 시즌 성적에 주요한 키가 될 전망이다. 첫 경기에서 페퍼저축은행에 덜미를 잡혔던 도로공사는, 2번째 경기에서 흥국생명을 잡고 첫승을 신고했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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