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한국축구] 홍명보 기성용 Up, 박지성 지동원 Down

2012 런던올림픽에서 한국 축구의 올림픽 출전 사상 첫 메달 획득의 쾌거를 올린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 2012.10.9/뉴스1 © News1

2012년은 올림픽 사상 첫 동메달 획득, 예상치 못했던 U-19 청소년대표팀의 우승, 울산 현대의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 등 한국 축구의 눈부신 성과가 쏟아진 한 해였다.

훌륭한 성과를 견인하며 축구팬들에게 짜릿함을 안겨준 한국 축구의 주역들이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에 서 있는 사이, 다른 한편에는 여러 이유에서 아쉬움을 안겨준 선수들이 그라운드 언저리에 있었다.

뉴스1은 올 한 해 한국 축구계 전반을 돌아보며 축구팬들에게 '짜릿함'을 선사한 5명과, '아쉬움'을 안겨준 선수 5명을 선정했다.

△ '짜릿함' 5걸

'올림픽 출전 사상 첫 메달 획득'이라는 기록을 세운 '홍명보 호'의 낭보는 지난 여름 더위에 지친 국민들에게 청량음료와 같았다.

2012 런던올림픽 축구대표팀은 8강전에서 개최국이자 축구 종주국인 영국을 물리쳤고 3·4위전에서는 숙적 일본에 2-0 짜릿한 승리를 거둬 값진 동메달을 획득했다.

그 중심에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영원한 리베로' 홍명보 감독이 있었다.

홍 감독이 청소년대표 시절부터 지도한 구자철과 김보경을 비롯해 런던을 누볐던 기성용, 윤석영, 박종우 등은 올림픽을 치르면서 2002년 월드컵 세대를 잇는 한국 축구의 주역들로 우뚝 섰다.

지난 2009년 청소년대표팀 사령탑을 맡으며 감독으로서 첫 발을 내디딘 홍 감독은 '이집트 U-20 FIFA 월드컵'과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거쳐 런던올림픽에 이르까지 연령대별 대표팀을 이끌며 선수들과 함께 성장해왔다.

올림픽 지역예선에서는 선수 차출 문제로 갈등을 겪기도 했고 올림픽 본선에서는 조별리그 통과가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으나 그는 특유의 리더십을 발휘, 끈끈한 조직력과 팀워크를 만들어내며 한국 축구에 최초의 올림픽 메달을 안겼다.

내년 1월부터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안지 마하치칼라(러시아)에서 지도자 연수를 받을 예정인 홍 감독은 지난 21일 2012 대한축구협회 시상식에서 '특별공헌상'을 수상했다.

또 아직 본선 진출이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최강희 감독의 뒤를 이어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대표팀 감독 후보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홍명보 호'에서 큰 활약을 했던 '기라드' 기성용(23) 역시 2012년 한국 축구계를 빛낸 최고의 스타 중 한 명이다.

현재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스완지시티에서 뛰고 있는 기성용은 올 시즌 해외파 선수들 중 가장 확실하게 팀내 입지를 굳혔다. 아직 공격포인트는 기록하지 못했지만 EPL 정규리그 18라운드 중 14번을 선발 출전했고 공수의 흐름을 주도하는 팀의 키 플레이어로 활약하고 있다.

런던올림픽대표팀에서도 중원을 책임지며 한국이 사상 첫 본선 메달을 획득하는데 큰 기여를 했고 2012 대한축구협회 시상식에서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올해의 선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근성의 상징' 이근호(27·상주 상무)에게 2012년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한해가 될 것이다.

2004년 인천 유나이티드에 입단한 이근호는 올해 울산 현대에서 4골7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201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었고 국가대표팀에서도 5골을 기록하며 이동국과 더불어 최강희 호 최다 득점을 기록했다.

인천에서 2군의 설움을 곱씹었던 것과 비교하면 말 그대로 인생역전이다.

게다가 2012 AFC 시상식에서 '올해의 선수'로 선정되며 화룡점정을 찍었다. 이근호의 AFC 올해의 선수 수상은 지난 1991년 김주성 현 대한축구협회 사무총장 이후 21년만의 쾌거다.

한국 여자 축구를 대표하는 '지메시' 지소연을 제치고 2012 대한축구협회 시상식에서 올해 최고의 여자 선수로 선정된 전은하(20·강원도립대학) 역시 올해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전은하는 지난 8월 일본에서 열린 U-20 여자월드컵에서 대표팀을 8강으로 이끌며 일약 한국 여자축구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올해 여자 대학부 최우수 선수상을 수상했으며, 지난 7일 열린 '2013 시즌 WK리그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 5순위로 국민체육진흥공단에 입단했다.

K리그와 해외파, 대표팀에 쏠린 시선을 잠시 돌려보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선수가 바로 2012 내셔널리그(2부리그) MVP로 선정된 인천 코레일의 이승환(27)이다.

이승환은 정규리그 21경기에 출전해 1골4도움을 기록한 내셔널리그 간판 미드필더로 특히 고양과의 챔피언 결정 2차전에서 2골을 몰아넣으며 팀 우승에 결정적인 공을 세웠다.

내셔널리그 베스트 11에도 이름을 올린 이승환은 내셔널리그에 대한 상당한 자긍심을 갖고 있는 선수여서 더욱 눈길을 끈다.

실제 MVP를 수상한 후 "누구나 K리그에 가고싶어 하지만 지금은 내 위치에서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끝까지 내셔널리그에 남아 좋은 모습으로 선수 생활을 잘 마무리 하고 싶다"고 소신을 밝혔다.

△ '아쉬움' 5걸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별이 있다면 뒷 모습에 아쉬움을 남기는 선수들도 있기 마련이다.

2002년 한일월드컵 10주년을 맞은 올해는 유난히 '4강 신화'의 주역이었던 선수들의 은퇴가 잇따랐다. 세월이 흐른만큼 그들이 축구화를 벗고 제 2의 인생을 찾아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2002년의 함성을 기억하는 축구팬들에겐 더없이 아쉬웠다.

올해 가장 먼저 현역 은퇴를 선언한 선수는 '테리우스' 안정환(36)이다.

지난해 11월까지 중국의 다롄 스더에서 현역으로 뛰었던 안정환은 지난 1월 31일 공식기자회견을 통해 은퇴를 발표했다.

성남 일화와 전남 드래곤즈 등이 그의 영입의사를 밝혀 K리그 복귀가 예상되기도 했고 미국프로축구(MLS) 진출설이 나오기도 했으나 결국 좋은 모습을 기억하고 싶어하는 팬들과 오랜 해외 생활로 힘들어했던 가족들을 위해 그라운드를 떠났다.

하지만 지난 4월부터는 K리그 홍보대사로 위촉돼 전국을 누비며 프로축구 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특히 지난 7월 '2012 하나은행 K리그 올스타전'에서는 자신을 포함한 2002년 대표팀과 2012년 K리그 올스타가 대결하는 특별 이벤트를 성사시켜 축구팬들에게 큰 감동을 줬다.

안정환에 이어 송종국(33)도 지난 3월 27일 아쉬움을 뒤로하고 그라운드를 떠났다.

2002년 월드컵 당시 포르투갈의 루이스 피구를 비롯한 세계적인 선수들의 발을 묶는 근성있는 수비로 '4강 신화'에 힘을 보탰던 송종국은 K리그 통산 204경기를 소화했고 네덜란드, 사우디아라비아, 중국 등 해외무대에서도 꾸준히 활약했다.

은퇴 후에는 'TV조선'의 K리그 해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고 SBS '강심장', SBS '스타 주니어쇼 붕어빵', MBC '댄싱 위드 더 스타2' 등 예능 프로에 출연해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SBS '강심장'에서 "해외에서 오랜 선수생활을 하다보니 갑자기 돌아가신 어머니의 임종도 지키지 못했고 죄스러운 마음에 은퇴를 결심했다"고 밝혀 스포트라이트 이면에 놓인 해외파 선수들의 애환을 털어놓기도 했다.

한국 최고의 골키퍼로 활약해온 '거미손' 이운재(39)는 가장 최근인 지난 17일 30여년 간 지켜온 골문을 떠났다.

이운재는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7경기 모두 풀타임 소화했고, 특히 스페인과의 8강전에서는 호아킨 산체스의 결정적인 승부차기를 막아내며 '4강 신화'의 일등공신이 됐다.

1996년 수원 삼성의 창단 멤버로 프로에 데뷔해 15년 간 뛰며 '레전드'가 됐고, 골키퍼 최초 K리그 MVP, 국내 골키퍼 가운데 유일한 센추리클럽 가입 등의 기록을 남겼다.

지난해 전남 드래곤즈로 이적한 뒤 두 시즌만에 "지금이 가장 아름답게 이별할 수 있는 시기"라며 은퇴를 선언한 이운재는 추후 해외 지도자 연수 등을 거쳐 축구 지도자로 제 2의 삶을 시작할 계획이다.

현역 선수들 중에서 올해 가장 큰 아쉬움을 남긴 선수는 바로 한국 축구의 자존심인 '캡틴' 박지성(31)이다.

지난 7월 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에서의 생활을 마무리하고 퀸즈 파크 레인저스(QPR)로 이적한 박지성은 팀의 주장을 맡으며 맨유시절보다 큰 비중을 갖고 활약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박지성이 현재까지 QPR의 유니폼을 입고 남긴 기록은 공격포인트는 커녕 리그와 컵대회를 합쳐 어시스트 2개에 불과하다.

뿐만 아니라 지난달 고질적인 무릎 통증으로 5경기 연속 결장 후 복귀해 두 경기는 교체 멤버로 투입됐으나, 결국 무릎 부상이 재발, 최근에는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박지성을 전폭적으로 신뢰했던 마크 휴즈 감독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경질된 후 새로 부임한 레드냅 감독이 고액 연봉을 받는 선수들에게 직언을 날리며 혹독한 리빌딩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부상으로 인해 출전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는 박지성의 팀내 입지가 불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 박지성은 영국의 축구 매체 골닷컴이 선정한 '올해 최악의 선수 11명'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치열한 박싱데이를 앞둔 현재로서는 철저한 재활로 리그에 무사히 복귀해 팀에 기여하는 것만이 박지성이 명예를 회복하는 길이다.

2012 런던올림픽 동메달의 주역이지만, 현재 유럽 잔류냐 K리그 복귀냐를 두고 수많은 추측들로 둘러싸인 지동원(21) 역시 기대에 비해 아쉬움을 남긴 선수로 꼽을 수 있다.

지난해 8월 EPL의 선덜랜드로 이적한 지동원은 데뷔 첫 시즌에는 19경기 2골을 기록했지만 이번 시즌에는 선발 출전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엘리스 쇼트 선덜랜드 회장으로부터 "지동원에게 돈 한 푼 쓰는 것도 아까우니, 내년 1월 열리는 겨울 이적시장 때 팀에서 내보낼 것"이라는 말을 듣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구단 측은 지동원을 친정팀인 전남 드래곤즈로 보내려하고 지동원은 K리그 복귀보다는 구자철이 뛰고 있는 독일 분데스리가의 아우크스부르크로 임대를 바라고 있지만 양 측 모두 돈 문제로 협상이 교착상태다.

따라서 표류하고 있는 계약 문제를 하루빨리 매듭짓고 그라운드에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할 수 있는지의 여부가 지동원의 2013년 향배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as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