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모레노, '챗GPT로 전술·훈련' 논란 일축…"거짓된 내용"

사령탑 "2선 공격수 빼어나, 큰 잠재력"
"선수들 최고의 환경과 조건에서 경기 뛰도록 할 것"

로베르트 모레노 대한민국 남자 축구 대표팀 임시 감독이 14일 충남 천안시 서북구 코리아풋볼파크에서 열린 감독 취임식 및 하나은행 초청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 명단발표 기자회견에 입장하고 있다. 2026.9.14 ⓒ 뉴스1 김영운 기자

(천안=뉴스1) 김도용 기자 = 로베르트 모레노 한국 축구대표팀 임시 감독이 과거 러시아 무대에서 챗GPT를 활용해 전술과 훈련을 짰다는 논란을 "거짓된 내용"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한국 대표팀의 측면 공격수와 공격형 미드필더들의 기량을 높이 평가하며 "큰 잠재력이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모레노 감독은 14일 충남 천안 코리아풋볼파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9월 A매치에 나설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김민수와 정승원 등 새로운 얼굴을 발탁한 가운데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등 기존 핵심 선수들도 명단에 포함했다.

지난 1일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된 모레노 감독은 약 2주 동안 K리그를 면밀하게 분석한 결과 한국 선수들의 기술적인 능력과 공을 소유하고 점유하는 능력이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윙어와 공격형 미드필더 등 2선 공격수들의 재능이 뛰어나다며 "한국 축구가 가진 큰 잠재력"이라고 강조했다.

대표팀의 기본 경기 모델로는 '4-4-2' 포메이션을 제시했다. 짧은 소집 기간을 고려해 포지션별 역할을 명확히 설정하고, 자신이 추구하는 축구를 빠르게 이해하고 수행할 수 있는 선수들을 중심으로 명단을 구성했다는 설명이다.

선수들과의 소통도 강조했다. 모레노 감독은 선수들에게 대표팀에 선발된 이유와 앞으로 보완해야 할 점을 명확하게 전달하며 팀의 방향성을 공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과거 소치(러시아) 사령탑 시절 불거진 훈련 과정에서의 인공지능(AI), 특히 챗GPT 활용 논란에 대해서는 "거짓된 내용"이라고 항변했다.

그는 "기술과 데이터를 활용해 선수들을 분석하는 것은 자신의 축구 철학 가운데 하나지만 챗GPT를 활용해 훈련이나 선수 선발을 진행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부진의 한 이유로 거론되는 대표팀 분위기에 대해서는 "과거 문제에 매몰되기보다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선수들이 최고의 환경과 조건에서 경기에 나서 최고의 경기력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자신의 가장 중요한 임무"라며 선수들을 최대한 돕겠다고 말했다.

로베르트 모레노 대한민국 남자 축구 대표팀 임시 감독이 14일 충남 천안시 서북구 코리아풋볼파크에서 열린 감독 취임식 및 하나은행 초청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 명단발표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9.14 ⓒ 뉴스1 김영운 기자

다음은 모레노 감독의 일문일답이다.

-대표팀 감독에 부임한 소감은.

▶먼저 감사드린다. 따뜻하게 맞아주신 국민과 축구 팬들에게도 감사드린다. 6경기를 대표팀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영광이다. 성실하고 정직한 자세로 일하면서 팬들에게 기쁨을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이번 대표팀 명단을 구성한 기준은 무엇인가.

▶선발은 복잡한 과정이다. 좋은 선수가 많고 충분한 자격을 갖춘 선수들 가운데 함께하지 못하는 선수도 많다.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것은 축구적인 기준이다. 약 1700명의 선수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여러 데이터를 바탕으로 선수들을 추렸고, 우리가 원하는 경기 모델과 플레이 스타일, 선수들의 특성과 프로필을 정의한 뒤 그에 가장 잘 맞는 선수들을 선발했다.

이름이 아니라 경기력이 기준이다. 선수들이 계속 관찰 대상이라는 점을 알아줬으면 한다. 이름이나 과거가 아니라 경기장에서 무엇을 보여주느냐가 국가대표 발탁의 기준이 될 것이다.

-어떤 유형의 선수를 원하나.

▶균형 잡힌 선수를 원했다. 공격과 수비 양쪽에서 모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선수와 눈을 마주쳤을 때 국가대표로 뛰고 싶다는 열망과 열정이 느껴지는 선수를 원한다.

-구체적으로 어떤 축구를 하려 하나. 짧은 시간에 구현할 수 있을까.

▶시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구현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클럽에서도 경기 모델을 완성하려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고, 국가대표팀은 더 어렵다. 그래서 감독의 지시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선수들을 중심으로 선발하려고 했다.

우리가 먼저 한 것은 포지션별 역할을 명확하게 정리하는 것이다. 공격부터 수비까지 각 위치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정하고, 그 역할에 맞는 특성과 능력을 갖춘 선수들을 중점적으로 찾았다.

계획한 포메이션은 4-4-2다. 지난 2년간 K리그를 분석한 결과 K리그 팀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포메이션이 4-4-2라고 판단했다. 소집 기간에는 선수들에게 왜 대표팀에 선발됐는지를 명확하게 설명하고, 어떤 부분을 개선해야 하는지도 알려주겠다. 우리가 원하는 축구를 할 수 있도록 선수들을 보완하고 조정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다.

로베르트 모레노 체제 첫 선발 명단. ⓒ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손흥민과 이강인은 어떻게 활용할 계획인가.

▶선수들을 선발해 경기에 나서기 전에 먼저 내 의견을 선수들에게 전달하고 소통하는 것을 선호한다. 구체적인 활용 방법은 선수들과 먼저 이야기한 뒤 공개적으로 말씀드리고 싶다. 다 알다시피 손흥민은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다재다능한 선수다. 여러 포지션에서 뛸 수 있기 때문에 선발했다.

-처음 대표팀에 발탁한 박태준과 김건희를 설명해달라.

▶두 선수 모두 포지션이 명확하게 정해져 있다. 소속팀에서 해당 포지션에서 보여준 경기력이 있기 때문에 선발했다.

-2026 월드컵 경기를 봤을 텐데, 어떤 부분이 부족했다고 분석했나.

▶감독으로서 갖고 있는 원칙 중 하나는 개선해야 할 부분이나 실수에 대해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서 이야기하는 것이다. 지난 경기들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파악하려고 했다.

전임 감독에 대한 존중의 의미에서도 공개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김민수, 정승원 등 깜짝 발탁이 있다. 반면 소속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이승우는 명단에 없다. 선발 기준이 무엇인가.

▶선발하지 않은 선수들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을 것이다. 선수에게 전달해야 할 내용은 언론을 통해서가 아니라 직접 얼굴을 마주 보고 이야기하는 것이 옳다. 이번에 선발된 선수들은 경기력과 팀 내 역할 등을 보고 결정했다. 최근 마지막 10경기를 살펴봤고, 소속팀에서의 역할과 대표팀에서 맡을 수 있는 역할을 함께 고려했다.

-대표팀의 멘털이나 분위기에 대한 지적이 많았다. 현재 상황을 어떻게 파악하고 있나.

▶대표팀 분위기에 대해서는 여러 경로를 통해 전달받았고 관련 정보도 파악했다. 중요한 것은 과거의 일을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배움으로 삼는 것이다. 패배했을 때는 여러 문제가 부각되고, 승리하면 그런 문제들이 완화되는 것이 사실이다. 가장 중요한 임무는 선수들이 최상의 환경과 조건에서 경기에 임하도록 지원하고 최고의 경기력을 펼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한 가지 일화를 말씀드리고 싶다. 최근 10살 아들이 축구하다가 발을 다쳐 한 달 동안 축구를 할 수 없게 됐다. 힘든 시기를 겪었지만, 아들에게 계속 이야기한 것은 '넘어졌다면 다시 일어나면 된다'는 것이었다. 한 달 뒤를 미리 생각할 필요는 없다. 현재 상황을 생각하고, 지금 걸을 수 있는 한걸음에 집중해야 한다. 한 발 한 발 내디디면 된다. 한국 축구도 다시 일어서서 앞으로 나아가자는 메시지를 팬들에게 전달하고 싶다.

모레노 사단 코치진이 14일 충남 천안시 서북구 코리아풋볼파크에서 열린 감독 취임식 및 하나은행 초청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 명단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해 로베르트 모레노 대한민국 남자 축구 대표팀 임시 감독의 모두발언을 듣고 있다. 2026.9.14 ⓒ 뉴스1 김영운 기자

-약 1700명의 선수를 분석했고 K리그도 면밀하게 살펴봤다고 했다. 한국 축구에 대한 전반적인 인상은.

▶한국 선수들이 갖고 있는 기술적인 능력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공을 소유하고 점유하는 능력이 좋았다. 반면 수비에서는 전방에서 적극적으로 압박하기보다는 상대의 공격을 기다리면서 뒤로 물러난 뒤 역습하는 모습을 많이 봤다. 하지만 플레이 강도와 적극성은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포지션별로 특징도 있다. 특히 공격 지역에서 뛰는 선수들의 재능이 좋다. 윙어와 공격형 미드필더들의 능력이 뛰어나다. 이 부분은 한국 축구가 가진 큰 잠재력이라고 생각한다.

-데이터 축구로 알려졌는데, 챗GPT를 과도하게 사용했다는 논란도 있었다.

▶축구에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려고 하는 것은 맞지만, 챗GPT를 적용했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 내가 축구계에 들어온 계기 가운데 하나가 기술과 관련돼 있지만, 내가 활용하는 것은 기술을 판단하고 영상과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이다. 나에게 피해가 되는 방식으로 왜곡됐다. 이 부분은 공개적으로도 말씀드렸고 홈페이지에도 관련 내용이 올라가 있다.

-스페인 대표팀 임시 감독 시절 새로운 선수들을 발굴했던 것처럼, 새로운 얼굴을 적극적으로 발탁하는 것도 철학과 관련이 있나.

▶대표팀 감독은 선수들을 관찰하고 지속해서 지켜봐야 한다. 선수들은 매 경기 똑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누군가는 발전하는 모습을 보일 수도 있다. 선수와 대표팀에 대한 존중이라는 측면에서도 모든 선수를 지켜보는 것은 감독의 의무다. 그 순간 가장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선수들을 선발해 대한민국 유니폼을 입고 뛰게 하는 것이 목표다.

-경기 결과와 경기 내용 사이의 균형은 어떻게 맞출 것인가.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한다면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각자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게 하겠다.

경기 내용이 좋지 못하면 승리할 수 없다.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우리가 해야 할 축구를 해야 한다. 선수들에게 무엇을 잘하는지 알려주고, 대표팀이 원하는 것을 명확하게 설명하겠다.

dyk060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