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 뛰는 뮌헨 보러 오세요"…'꿈의 대결' 기획한 구자철
4일 오후 8시 제주-뮌헨 아우디 서밋 2026
유럽 빅클럽이 제주 찾아 경기하는 건 이번이 처음
- 안영준 기자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구자철 제주SK 유소년 어드바이저는 제주와 바이에른 뮌헨(독일)의 맞대결을 '꿈'이라고 표현했다. 또한 "제주 축구의 미래를 바꿀 역사적 경기"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제주는 4일 오후 8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바이에른 뮌헨과 '아우디 풋볼 서밋 2026' 프리시즌 맞대결을 치른다. 유럽 빅클럽이 제주를 찾아 경기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제주에서 프로 생활을 했던 국가대표 미드필더이자, 볼프스부르크, 아우크스부르크, 마인츠05에서 활약하며 독일 분데스리가를 8년 동안 누볐던 구자철은 자신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이번 경기를 직간접적으로 추진하고 기획, 역사적 순간에 공헌했다.
그는 <뉴스1>과 인터뷰에서 "솔직히 이번 맞대결은 내 꿈이었다. 그동안 분데스리가에서 뛰면서 독일 축구 시스템과 클럽 문화를 직접 체험했고, '이걸 언젠가는 제주로 가져오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했다"며 벅찬 감정을 전했다.
그러면서 "지난 20년 동안 제주도에 국제적 축구 이벤트가 거의 없었다. 제주도에 유일하게 있는 프로축구팀이 지역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어떤지를 이번 경기부터 보여주고 싶었다. 프로축구단이 단순히 경기만 하는 게 아니라, 지역 자부심이 되고 도민들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견해를 덧붙였다.
최근 주요 유럽 클럽들이 서울을 찾은 적은 있지만, 바이에른 뮌헨처럼 전 세계를 마케팅 시장으로 삼고 있는 팀이 '섬' 제주까지 찾아온 건 이례적 일이다.
여기엔 구자철의 네트워크뿐 아니라 그만의 설득 비법이 있었다.
그는 "바이에른 뮌헨은 아시아 투어 상대를 고를 때 기준이 높다. 도시 규모, 경기장 인프라, 마케팅 임팩트 등을 두루 따진다. 솔직히 제주도가 서울 등 다른 아시아 비해 도시 규모에 밀리는 건 사실"이라면서 "그래서 난 반대로 접근했다. 제주는 작지만, 그래서 오히려 특별하다는 메시지를 줬다. 세계적 휴양 도시에서 독점적 경험을 할 수 있고 아시아 전역에 직항이 있다는 접근성 등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바이에른 뮌헨 '꿈의 클럽'이다. 축구 강국 독일의 최강 클럽이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 경력도 있는 명가다.
선수 면면도 화려하다. 이번 방한에도 한국의 국보 수비수 김민재를 포함해 마누엘 노이어, 조슈아 키미히, 루이스 디아즈, 팔리냐, 이토 히로키, 요나탄 타 등 빅리그에서 뛰는 별 중의 별들이 대거 포함됐다.
제주 선수들에게는 유럽 최고의 팀 최고의 선수들과 직접 맞붙어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구자철은 "우리 선수들이 '아, 세계 최고라는 게 이런 거구나'를 90분 안에 온몸으로 느꼈으면 좋겠다. 영상으로 보는 것과 맞붙는 건 전혀 다른 얘기다. 속도, 판단력, 한 템포 빠른 패스. 그걸 피부로 느끼는 건 어떤 교육보다 강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 역시 분데스리가에서 뛸 때 바이에른 뮌헨을 여러 번 상대했는데, 처음에는 '다른 세계'라고 느꼈지만 두 번 세 번 붙다 보니 '나도 되겠는데' 하는 순간이 왔다"며 자신의 경험에 빗대 "제주 선수들도 시야가 확 트이는 경험을 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나도 유럽 가서 뛸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으면 좋겠다. 제주 유스 선수들에게 '제주에서 시작해 전 세계로 뻗어가는 선수'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는데, 이 경기가 바로 그 증명의 시작"이라고 대선배로서 조언했다.
구자철은 이번 경기에서 팬들이 주목할 흥미 포인트로 세 가지를 꼽았다.
그는 "첫 번째는 경기 템포다. 선수들이 공을 받고 판단하는 '빠른' 속도를 TV가 아닌 직접 즐기시기를 바란다. 두 번째는 제주 선수들의 투혼이다. 우리 선수들이 주눅 들지 않을 것이라 확신한다. 이런 무대에서 더 빛나는 선수들이 있는데, 그게 누구인지 직접 확인하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세 번째로는 하프타임에 진행할 허재원의 바이에른 뮌헨 '이적 사이닝 세리머니'다. 제주 골키퍼가 세계 최고의 클럽으로 가는 역사적 순간을 경기장에서 직접 목격하실 수 있다"고 했다.
제주는 지난달 31일 허재원의 바이에른 뮌헨 임대 이적을 발표한 바 있다.
구자철은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이 한국과 제주에 대해 큰 기대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선수들이 이미 한국 음식, K-POP, 한국 팬들의 열정 등은 잘 알고 있다. 특히 제주를 '아시아의 하와이'라고 소개했더니 다들 설레어 하더라"고 귀띔했다.
이어 "제주에 오래 살았던 사람으로서, 흑돼지를 추천할 예정이다. 돼지고기(소시지)를 좋아하는 독일 사람들이라 100% 반할 것"이라며 웃었다.
구자철은 제주와 바이에른 뮌헨 중 어느 팀이 이겼으면 좋겠느냐는 질문에는 쉽게 답하지 못했다.
그는 "마음의 반은 제주고, 반은 뮌헨이다. 바이에른 뮌헨은 분데스리가에서 뛰면서 애정을 갖게 된 독일 축구의 상징이고, 제주는 프로 생활을 시작한 친정"이라면서 웃은 뒤 "그래도 이번만큼은 제주가 이겼으면 좋겠다. 제주가 최고의 팀을 상대로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게 이 경기의 가장 큰 의미기 때문이다. 관중이 꽉 찬 경기장에서 제주 팬들이 최선을 다해 뛰면, 그 에너지가 제주 축구를 바꿀 것"이라며 눈빛을 반짝였다.
tr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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