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만능키'가 될 수 없는 축구혁신위

새로운 축구협회장 부임 전까지만 임시 활동
유소년 육성 설계하기엔 한계 많아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왼쪽)과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K-축구혁신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7.6 ⓒ 뉴스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북중미 월드컵 참사로 촉발된 K-축구혁신위원회(혁신위)가 유소년 육성과 첨단기술 논의 등 중장기적으로 다뤄야 하는 사안들을 논의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혁신위는 지난 6일 서울 올림픽파크텔 4층 베를린홀에서 출범식을 갖고 본격적으로 출범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출범식에서 "한국 축구가 위기다. 한국 축구의 지도자와 집행부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무너졌다"면서 "누군가는 움직여 중심을 잡아줘야 하고, 희망을 품을 수 있도록 움직여야 한다"고 혁신위 출범 의의를 설명했다.

그 맥락에서, 혁신위는 중심을 잡도록 도와주는 일종의 '임시 기구'다.

최 장관은 "혁신위의 기간은 대한축구협회 차기 집행부가 출범하기 전까지라고 한시적"이라고 했다. 대한축구협회장이 사퇴하고 축구대표팀 감독이 사임한 상황에서 재건을 돕겠다는 의미다.

특히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축구협회장 선거 제도에 대해 논의한다는 게 큰 의미가 있다.

박지성 혁신위 공동위원장은 첫 회의를 마친 뒤 "당면한 대한축구협회의 거버넌스에 대해 논의했다. 또한 축구인들이 참여하는 민주적 절차에 따른 선거가 이뤄져야 한다는 데 공감, 현행 제도는 안 된다는 엄중한 인식을 갖고 있다"는 견해를 냈다.

대한축구협회의 상위 기간인 대한체육회와 문화체육관광부가 혁신위에 포함돼 있으니, 이를 개선할 만한 방안을 추진할 수 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박지성 국제축구연맹(FIFA) 분과위원회 위원이 6일 서울 송파구 서울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K-축구혁신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7.6 ⓒ 뉴스1 안은나 기자

다만 그 외에는 과연 실효성을 가질 수 있는지 물음표가 찍힌다.

혁신위는 출범 소식을 전하면서 K-축구 거버넌스, 유소년 선수 육성, 첨단 기술 시스템 도입 등 한국 축구의 미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주요 과제를 종합적으로 논의하겠다고 했다.

유소년 육성과 첨단 기술 시스템 도입 모두 한국 축구에 중요한 이슈들이다. 당연히 논의는 필요하다.

다만 '새로운 축구협회장 부임 전'까지로 기간을 제한한 임시 기구 K-혁신위엔 태생적 한계가 명확하다. 더구나 유소년 육성을 위한 방안을 찾는다면, 중장기 해법을 찾기 위해 교육부도 필수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이러한 '시한부' 구조는 혁신위가 내놓을 정책의 연속성을 담보하기 어렵게 만든다는 지적이다.

"구속력을 갖고 있지는 못하기 때문에 자문 성격이 강하다"고 밝힌 박지성 공동위원장의 말처럼, 훌륭한 혁신안을 도출하더라도 새롭게 부임할 축구협회장과 새 집행부 정책 철학과 맞지 않으면 해당 안건들이 백지화될 가능성이 높다.

시간도 부족하다. 당장 선거제도를 개선해 새로운 축구협회장을 뽑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이강인이 24일(현지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3차전 대한민국과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경기에서 0-1로 패한 뒤 아쉬워 하고 있다. 2026.6.25 ⓒ 뉴스1 박지혜 기자

한 축구계 관계자는 "유소년 정책 등은 수십 년을 내다봐야 하는 특수성을 갖고 있다. 자신들을 임시 기구라고 한정한 단체가 이 정책에 대해 얼마나 의미 있는 혁신안을 가져올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선거 제도 개선 등을 논의하고 실질적으로 추진하기에는 적합한 K-혁신위 구성원들이지만, 유소년 정책과 한국 축구 첨단 기술 시스템 도입과 관련해서는 전문성도 높지 않다는 우려도 나온다.

첨단 기술 도입에는 수십억 원에 달하는 예산 편성과 전문 인력 확충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예산권과 인사권을 쥐고 있는 차기 집행부가 구성되기도 전에 임시기구가 기술 도입을 확정 짓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결국 알맹이 없는 '선언적 논의'에 그칠 것이라는 비판이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K혁신위가 한국 축구가 가진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는 화려한 '만능 키'가 돼서는 안 된다.

거창한 정책으로 당장 많은 것을 바꾸려 하기보다는, 차기 집행부가 바로 현안에 착수할 수 있도록 '징검다리' 역할에 집중하는 것이 오히려 지금 한국 축구를 위한 '혁신'이다.

tr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