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 4분 옐로카드' 후폭풍…이강인은 좀처럼 힘쓰지 못했다 [월드컵]

홍명보호, 멕시코와 조별리그 2차전서 0-1 석패
체코전 펄펄 난 이강인, 초반 경고로 플레이 위축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이강인이 18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2차전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경기에서 옐로카드를 받고 있다. 2026.6.19 ⓒ 뉴스1 박지혜 기자

(과달라하라=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하비에르 아기레 멕시코 감독은 한국전을 하루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가장 경계할 선수로 이강인을 꼽았다. 과거 스페인 마요르카 시절 이강인을 지도한 그는 "내가 오랫동안 함께 한 이강인은 필드 전체를 아우르는 선수다. 이강인이 공을 소유하는 것 자체를 차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극찬에 가까운 평가다.

한국이 체코와의 1차전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원동력 역시 이강인이 공격의 실마리를 잘 풀어준 영향이 크다. 하지만 멕시코전은 공 잡는 빈도가 떨어졌다. 상대의 봉쇄도 좋았지만, 너무도 이른 시간에 나온 옐로카드가 이강인의 움직임을 위축시킨 탓도 크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19일 오전(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 시에 위치한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멕시코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0-1로 석패했다. 시종일관 대등한 경기를 펼쳤으나 큰 실수 하나가 희비를 갈랐다.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이강인이 18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2차전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경기에서 슈팅을 하고 있다. 2026.6.12 ⓒ 뉴스1 박지혜 기자

전반전을 0-0으로 마친 대표팀은 후반 시작과 함께 어이없는 골을 내줬다. 후반 5분 골키퍼 김승규가 공을 처리할 때 센터백 이기혁과 호흡이 맞지 않아 충돌해 제대로 잡지 못했고 이를 멕시코 루이스 로모가 밀어 넣었다. 이 실점을 끝내 만회하지 못한 결과다.

실수가 패배의 직접적인 원인이지만 한국의 공격도 잘 풀리지 않았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에이스 이강인의 활약이 줄어든 영향이 적잖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받은 옐로카드가 스스로를 움츠러들게 했다.

이강인은 킥오프 후 4분 만에 중원에서 공 소유권을 놓고 다투다 상대 발등을 밟는 파울을 범해 옐로카드를 받았다. 너무 이른 시간에 나온 경고와 함께 이강인의 움직임은 소극적으로 변했다.

모든 공격의 단초 역할을 했던 체코전과 달리 멕시코전에서는 좀처럼 공을 만지지 못했다. 전반전 30분까지는 잘 보이지도 않았다. 상대가 이강인에게 향하는 패스 길을 차단한 영향도 있으나 적극적으로 주도하던 체코전과는 확실히 몸놀림이 달랐다.

그러다 전반 35분 이후 이강인이 낮은 위치로 내려와 전체적으로 경기를 풀어가는 역할을 맡으며 스스로의 에너지도 팀의 활기도 높아졌다. 이때 흐름을 탔으면 좋은 결과가 기대됐는데, 후반 5분 수비진 실수로 실점이 나오면서 맥이 끊겼다.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이강인이 18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2차전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경기에서 골을 허용하고 아쉬워하고 있다. 이날 경기는 대한민국 멕시코를 상대로 0-1로 패배했다. 2026.6.19 ⓒ 뉴스1 임세영 기자

홍명보 감독은 후반 11분 이후 황희찬, 오현규, 엄지성, 양현준 그리고 조규성 등 공격 카드를 계속 꺼내들어 만회골을 위해 두드렸다. 그러나 제대로 만들어 나가지 못한 채 투박하게 덤비다 번번이 기회가 무산됐다. 그 몰아치는 분위기 속 이강인의 역할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과감한 돌파나 몸싸움도 보이지 않았다.

경기 후 이강인은 "예상하지 못한 옐로카드였기 떄문에 적극적으로 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면서 "그래도 위축되지는 않으려 했는데, 결과적으로 아쉽다"며 씁쓸함을 표했다.

큰 무대 큰 경기에서는 생각지 못한 '변수'와 '실수'에서 희비가 갈리는 경우가 많다. 멕시코전 석패가 그렇다. 치명적이었던 최후방의 실수 그리고 에이스의 경기 초반 옐로카드라는 변수가 결국 발목을 잡았다.

lastuncl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