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도 '수트라이커 골' 터질까…홍명보·이정수·김영권처럼

[월드컵] 체코전서 이한범 활용한 세트피스 공격 '인상적'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독일을 상대로 득점한 김영권.(자료사진)2018.6.27 ⓒ 뉴스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1994 미국 월드컵의 홍명보, 2010 남아공 월드컵의 이정수, 2018 러시아·2022 카타르 월드컵의 김영권처럼 이번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도 '수트라이커(수비수+스트라이커)'의 골이 터질까.

축구에서 골은 주로 공격수의 몫이지만, 전유물은 아니다. 특히 월드컵과 같은 큰 무대에선 공격수들이 전담 마크에 시달리는 사이 수비수가 갑자기 나타나 득점,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경우도 잦다.

한국 축구도 월드컵에서 '수트라이커' 계보가 있다. 1994 미국 월드컵에선 '영원한 리베로' 홍명보가 스페인전과 미국전에서 골을 기록, 수비수임에도 두 골을 책임졌다.

지금은 잘 쓰지 않는 '스위퍼' 역할을 맡았던 홍명보는 필요에 따라 수비 라인을 지키지 않고 공격에 가담하는 게 장점이었는데, 두 차례 강력한 중거리포로 한국 축구의 막힌 혈을 뚫었다.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선 센터백 이정수가 역시 두 골을 터뜨렸다. 이정수는 그리스와의 첫 경기 세트피스 기회에서 공격에 가담했다가 오른발로 밀어 넣어 선제골을 뽑았다. 전반 7분 만에 터진 이 골은 한국의 대회 첫 승에 크게 기여했다.

이어 나이지리아와의 경기에선 '헤발(헤더+발리) 슈팅'으로 불리는 슈팅으로 득점했다. 그리스전과 똑같이 세트피스에서 공격에 가담, 스트라이커 못지않은 위치선정과 문전 집중력을 발휘한 게 결실을 맺었다.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이한범이 11일(현지시간) 멕시코 할리스코주 사포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1차전 대한민국과 체코의 경기에서 백승호에게 패스를 하고 있다. 이날 경기는 대한민국이 체코를 상대로 2-1로 승리했다. 2026.6.13 ⓒ 뉴스1 임세영 기자

2018 러시아 월드컵과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선 '제2의 홍명보'로 불렸던 김영권이 두 대회에 걸쳐서 골을 넣어 한국 축구를 구했다.

김영권은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에선 세트피스 문전 혼전 상황서 득점, '카잔의 기적' 서사를 시작했다. 카타르 월드컵 포르투갈전에선 역시 비슷한 혼전 상황에서 몸을 날리며 동점골을 기록해 역전의 발판을 만들고 영웅이 됐다.

많은 주목을 받는 공격수들뿐 아니라 수비수들이 승부처마다 한 건씩 해준 덕분에, 그동안 한국은 월드컵에서 기분 좋은 골과 명승부를 만들 수 있었다.

'수트라이커 계보'는 이번 대회에서도 충분히 이어질 수 있다. 자신감이 살아난 오현규, 경험의 손흥민, 이를 갈고 있는 조규성 모두 언제든 터질 수 있지만, 더해 공중 장악력이 좋은 김민재와 이한범 등 수비수들 역시 세트피스에서의 한 방으로 경기를 쉽게 풀 수 있다.

실제로 지난 체코전에서는 이한범이 장점인 헤더를 활용해 세트피스에서 헤더 슈팅했으나, 크로스바를 살짝 빗나가 아쉬움을 삼켰던 바 있다.

멕시코전에서 다시 '수트라이커' 공격이 적중한다면, 한국은 승리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질 수 있다.

2026 북중미 월드컵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김민재가 15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에 위치한 베이스캠프 훈련장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2026.6.16 ⓒ 뉴스1 임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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