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응원하던 멕시코, 맞대결은 달라…"승리는 우리 것" [과달라하라 현장]

"체코전 승리 축하, 하지만 2차전은 멕시코 승"
일부 팬 "멕시코 경기력에 실망…한국 이길 것"

지난 12일 한국 유니폼을 입고 홍명보호를 응원한 멕시코 팬. ⓒ 뉴스1 박지혜 기자

(과달라하라=뉴스1) 김도용 기자 = 한국에 대한 감정이 좋고 한국 축구대표팀을 향해 힘껏 응원도 보낸 멕시코 국민들이지만, 이제 상황은 다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9일 오전 10시(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시의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멕시코와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부담스러운 상대다.

개최국 멕시코는 지난해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CONCACAF) 골드컵 정상에 오르고 최근 4연승을 포함해 9경기 연속 무패(7승 2무)를 기록하는 등 탄탄한 전력을 자랑하고 있다. 여기에 고지대 환경과 잔디, 날씨 등에 익숙하다는 점도 멕시코에 큰힘이 된다.

더불어 일방적인 멕시코 팬들의 응원은 한국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멕시코 축구 팬들은 현지시간 14일 오전 11시 비가 내리는 이른 시간에도 과달라하라 시내의 팬 페스티벌을 찾아 독일과 퀴라소 경기를 관전할 정도로 축구에 대한 관심과 애정도가 크다.

현지시간 14일 오전 11시 비가 오는 가운데서도 수 많은 축구 팬들이 팬 페스티벌을 방문했다. /뉴스1 ⓒ 뉴스1 김도용 기자

남아프리카공화국과 개막전에도 7만명 이상 입장해 자국 대표팀을 향해 열띤 응원을 펼친 바 있다. 국가대표 수문장 김승규는 "개막전을 TV 중계로 봤는데, 멕시코 팬들의 응원이 인상 깊었다. 상대 팀이 주눅들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경계했다.

한국전도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체코와 조별리그 1차전에서 한국을 향해 응원하면서 사실상 홍명보호의 홈 경기장과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던 멕시코 팬들은 이제 자국 선수들을 응원하고, 한국에 야유하며 달라진 분위기를 만들 것으로 보인다.

팬 페스티벌에서 만난 미겔 알레한도(34)는 "한국의 승리를 축하한다. 하지만 2차전에서는 멕시코가 이길 것"이라면서 "한국을 응원했던 소리가 멕시코로 향하게 될 것"이라며 한국의 2차전 경기장 분위기는 전과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한국을 여전히 응원하는 소리도 있다. 팬 페스티벌 FIFA 스토어에서 한국 유니폼을 구매한 에레나(19)는 "내년 2월 한국으로 유학을 떠난다. 평소 한국의 IT 기술 등에 깊은 인상을 받아 한국에서의 학업을 택했다. 평소 관심도 많았는데, 대회 첫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줘 유니폼을 구매했다"고 설명했다.

멕시코 출신의 료렌, 에레나, 레온(왼쪽부터)이 한국과 멕시코의 경기를 앞두고 한국을 응원했다. /뉴스1 ⓒ 뉴스1 김도용 기자.

에레나와 함께 팬 페스티벌에 참석한 어머니 료렌(47)은 "한국을 응원한다"면서 "한국의 1차전 경기를 지켜봤는데, 환상적인 경기를 선보였다. 하지만 멕시코는 작은 충돌에도 넘어져 아프다고 어필하는 등 좋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한국이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멕시코 팬들은 자국 대표팀이라도 경기력이 좋지 못하면 경기 중 거센 야유를 보낸다. 개막전에서도 멕시코가 1-0 상황에서 백패스를 하고 공을 돌리자 지적이 쏟아졌다. 한국과 체코전에서도 한국 선수들이 중원에서 공을 소유하자 경기장에서 야유가 들렸다.

료렌은 "멕시코 팬들은 냉정하다. 만약 멕시코 선수들의 경기력이 실망스러우면 지체하지 않고 등을 돌릴 것"이라면서 멕시코 특유의 응원 문화를 전했다.

dyk060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