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대·작전타임' 조언 구한 홍명보 감독…지도자 첫 승으로 [월드컵]

본선 앞두고 고지대 전문가에 농구 지도자도 만나
대회 분수령 체코와 1차전서 2-1 역전승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1차전 대한민국과 체코의 경기에서 선수들을 독려하는 홍명보 감독. ⓒ 뉴스1 박지혜 기자

(과달라하라=뉴스1) 김도용 기자 = 지도자로 두 번째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을 앞둔 홍명보 감독은 쉴 틈 없이 뛰었다. 선수단 컨디션 파악과 상대 팀 분석, 전술 수립 등은 물론이고 대회에 필요한 조언을 구하기 위해 스포츠과학 전문가는 물론 농구계의 조언도 구했다.

바쁘게 뛰어다닌 홍명보 감독은 지도자로 치른 네 번째 월드컵 경기에서 첫 승리라는 결과를 챙겼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체코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12년 전 브라질 대회에서 한국을 이끌고 지도자로 첫 월드컵에 나섰던 홍 감독은 조별리그 3경기에서 1무 2패에 그쳤는데, 4번째 도전 만에 승리를 따냈다.

경기 후 홍명보 감독은 "개인적으로도 무척 기쁘다. 선수 시절 월드컵에서 12년 만에 첫 승을 거뒀는데 지도자로도 12년 만에 첫 승을 올렸다"면서 "오늘 승리는, 그저 우리 선수들이 잘했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며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겸손하게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전했지만 지도자의 노력을 무시할 수 없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해 12월 조 추첨 결과 조별리그 1, 2차전이 모두 고지대인 과달라하라 스타디움(1571m)에서 열리는 것이 결정되자 빠르게 스포츠과학 전문가, 의료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그리고 선수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고지대 환경 적응을 위해 지난달 18일부터 해발 1460m인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사전 캠프를 운영했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 ⓒ 뉴스1 박지혜 기자

효과는 체코전에서 확실히 나타났다. 한국은 경기 하루 전 과달라하라에 입성한 체코를 90분 내내 압도했다. 특히 후반 들어서는 더욱 경기를 주도해 역전승이라는 결과물을 냈다.

대표팀 수석주치의 송준섭 박사는 "고지대 증상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는 공통적인 생리적 현상"이라면서 "홍명보 감독이 처음부터 고지대 적응이 중요하다는 명확한 판단을 내려 사전캠프 때부터 훈련해 적응할 수 있었다. 체코전 결과로 잘 나타났다"며 홍 감독의 선택이 옳았다고 전했다.

또한 이번 대회에 처음 적용된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를 위해 농구계 지도자를 만났다. FIFA는 이번 대회에 선수들의 안전을 고려, 전후반 각각 22분 이후 약 3분간의 휴식 시간을 부여했다. 선수들은 수분을 보충하고, 각 팀은 3분 동안 전술의 세밀한 부분을 수정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다.

홍 감독은 경기 중 작전타임을 사용할 수 있는 농구 지도자를 만나 짧은 시간에 효율적으로 작전을 전달할 수 있는 조언을 얻었다. 홍명보호는 지난 3월 코트디부아르와 평가전에서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이후 상대에게 주도권을 내주며 0-4로 완패한 바 있다.

조언을 받고 대회에 나선 홍 감독은 체코전 전반전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중 오른쪽 측면의 이강인과 설영우에게 세밀한 작전 지시를 했다.

홍 감독은 경기 후 "빌드업 상황에서 이강인에게 오른쪽 하프 스페이스에서 자리를 잡고 공간을 장악해달라고 주문했다. 이후 반대편으로 가서 자유롭게 움직이고, 상대 수비가 끌려 나오면 설영우에게 배후 공간을 파고들 것을 요구했다"며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지시 상황을 설명했다.

기분 좋게 출발한 홍명보호는 같은 장소에서 19일 오전 10시 개최국 멕시코와 격돌한다. 홍 감독이 개최국 멕시코에 대비해서는 어떤 준비를 했는지 지켜볼 일이다.

dyk060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