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대 무시' 안일했던 체코, 장기합숙으로 땀 흘린 한국에 결국 당했다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서 선제골 내줬으나 2-1 역전승
황인범 "상대 체력 떨어지는 게 눈에 보였어"

11일(현지시간) 멕시코 할리스코주 사포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1차전 대한민국과 체코의 경기에서 홍명보 감독이 황인범의 동점 골 뒤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2026.6.12 ⓒ 뉴스1 박지혜 기자

(과달라하라=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북중미 월드컵 A조의 경기 장소로 1570m에 위치한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이 결정됐을 때 많은 미디어가 '고지대 적응'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 언론 뿐 아니라 외신들 역시 평지와는 많은 것이 차이 나는 고지대에 적응하지 못하는 팀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 조언했다.

조별리그 1, 2차전(체코, 멕시코)을 모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치르는 한국은 조 추첨 직후부터 '고지대 적응'에 사활을 걸었다. 발 빠르게 움직인 덕분에 베이스캠프를 경기가 열리는 과달라하라에 차릴 수 있었고, 사전캠프도 환경이 유사한 미국 솔트레이크시티로 잡았다.

그에 비해 체코는 안일했다. 무슨 꿍꿍이가 있는가 싶을 정도로 태평했다. 그러나 코우베크 체코 감독은 "고지대에 크게 신경 쓰고 싶지 않다. 그래도 우리 선수들의 경기력은 좋을 것"이라고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땀은 정직했다. 결국 우직하게 준비한 한국이 안일하게 대처했던 체코를 누른 내용과 결과가 나왔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12일 오전(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 시에 위치한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체코와 조별리그 1차전을 2-1로 이겼다. 한국은 후반 14분 선제골을 내줬으나 후반 22분 황인범의 동점골, 35분 오현규의 역전골로 승부를 뒤집었다.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이강인이 11일(현지시간) 멕시코 할리스코주 사포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1차전 대한민국과 체코 경기에서 돌파를 하고 있다. 이날 경기는 대한민국 체코를 상대로 2-1로 승리했다. 2026.6.12 ⓒ 뉴스1 임세영 기자

실점 전까지 한국이 워낙 경기를 잘 풀었기에 그야말로 맥이 빠지는 실점이었다. 그러나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았고 빠른 시간 동점골과 역전골을 연거푸 터뜨리면서 짜릿한 승리를 거머쥐었다. 승패가 갈린 모든 이유가 '고지대 적응' 차이는 아니었겠지만, 영향은 컸다.

실점 뒤 한국 대표팀은 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이면서 기회를 모색한 반면, 끌려 다니다 선제골을 넣은 체코는 흥이 나는 상황에도 몸이 무거웠다. 그런 차이에서 결국 동점골, 역전골이 터졌다.

경기 후 홍명보 감독은 "결과적으로 고지대에 대비한 훈련은 효과를 보았다고 생각한다. 체코 선수들이 뒤로 갈수록 지쳐가는 것을 느꼈고 상대적으로 우리는 후반부에 몰아쳤다"면서 "고지대 훈련은 확실히 도움됐다"고 설명했다. 직접 뛰어본 선수 반응도 비슷했다.

중원의 핵 황인범은 "차이가 있었다. 그냥 느낌이 아니라, 체코 선수들이 뒤로 갈수록 눈에 보일 정도로 힘들어했다"면서 "우리가 먼저 고지대 적응 훈련을 진행한 것이 상당한 이점으로 작용한 것 같다. 고생했지만 상당히 잘 대비한 것이라 생각한다"는 말로 만족감을 피력했다.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선수들이 11일(현지시간) 멕시코 할리스코주 사포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1차전 대한민국과 체코 경기에서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이날 경기는 대한민국 체코를 상대로 2-1로 승리했다. 2026.6.12 ⓒ 뉴스1 임세영 기자

코칭스태프와 K리거, 그리고 잉글랜드 챔피언십 소속 선수들로 구성된 대표팀 1진이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사전캠프에 들어간 것이 지난달 18일이었다. 꽤나 긴 장기 합숙이었다. 그 높고 더운 곳에서 게으름 없이 땀 흘린 덕분에 짜릿한 역전승이 가능했다.

홍명보 감독은 체코전을 하루 앞둔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조금의 소홀함도 없었던 것 같다. 특히 선수들이 보여준 헌신적인 모습과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면서 "함께 쌓아온 시간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말로 출사표를 대신했다.

홍 감독의 바람처럼, 시간이 헛되지 않은 결과가 나왔다.

lastuncl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