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제 실점해도 선배들처럼 쫄지 않더라…한국 축구, 선진 반열" [최용수가 본 체코전]
MOM은 김민재·황인범…"높이 실점은 아쉬워"
- 안영준 기자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독수리' 최용수 전 감독이 한국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1차 체코전을 지켜본 뒤 "먼저 실점해도 이긴다는 확신이 든 경기였다"면서 "그런 점에서 한국 축구가 진일보했음을 느꼈다"고 후배들을 칭찬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2일(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시의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한국은 후반 14분 라디슬라프 크레이치에게 실점하며 끌려갔지만 후반 22분 황인범이 절묘한 칩샷으로 동점골을 넣었고 후반 35분 오현규가 온몸을 내던지는 투혼의 골로 승부를 뒤집었다.
떨리는 마음으로 경기를 지켜봤다는 최용수 감독은 12일 <뉴스1>을 통해 "재미있는 경기를 펼쳤고 결과까지 가져왔다. 후배들이 아주 자랑스럽다"면서 "선수들이 자신감에 차 있는 게 밖에서도 보였던 게 가장 인상 깊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최용수 감독은 단순히 승리라는 결과를 따낸 것에 더해, 한국이 경기 전체를 주도하고 자신감을 잃지 않은 채 경기한 점에 더 주목했다.
이날 한국은 체코를 상대로 주도했고, 슈팅 숫자에서도 15-6개로 크게 앞섰다. 볼 탈취도 29-22개로 우위를 점하는 등 전체적으로 체코보다 경기력이 좋았다.
최용수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큰 무대, 좋은 클럽에서 많이 뛰면서 경험이 쌓이다보니 월드컵 같은 무대에서도 전체 90분을 컨트롤할 줄 알더라. 선수들 표정에서 자신감이 묻어나왔고 그게 경기력에도 그대로 반영됐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초반 찬스가 골이 안 됐을 때에도, 잘 하다가 먼저 실점했을 때에도, 선수들은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경기했다. 그것은 대단한 힘이다. 그러니 밖에서 보는 사람들은 먹어도 질 것 같지 않고 안정감이 느껴지는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실제로 한국은 내내 주도하다가 후반전에 첫 유효 슈팅을 실점으로 내줬는데, 그럼에도 흔들리지 않았고 똑같은 경기 콘셉트를 유지한 끝에 두 골을 몰아쳤다.
최용수 감독은 "처음부터 끝까지 포지셔닝 공수 균형이 깨지지 않았다. 똑같이 경기했다. 그러면서 조직적인 움직임으로 계속 잽을 두드리니, 상대는 못 버티고 퍼졌다"면서 "후배들이 아주 멋진 경기를 해줬다"고 흡족해했다.
최용수 감독은 1998 프랑스 대회와 2002 한일 대회에 출전했다. 당시만 해도 한국은 아직 경험 면에서는 세계 축구와 차이가 있었고, 선수들은 본선에서 긴장하기 일쑤였다.
그는 "'나 때'는 경험이 부족했고, 월드컵에 나서면 솔직히 두려움이 있었다. 그런데 우리 선수들은 월드컵에서도 참 편하게 하더라"면서 후배들을 치켜세운 뒤 "이제는 한국 축구가 정말 진일보해 선진 축구 반열에 오른 것 같다"고 기뻐했다.
이어 "우리는 이 경기를 반드시 잡겠다는 정신적 무장과 목표 의식도 돼 있었다. 반면 상대적으로 체코는 출전 자체에 의의를 둔 것 같아 보였다"며 홍명보호의 멘탈도 칭찬했다.
감독의 시선에서, 그는 수비수 김민재와 '1골 1도움'의 황인범을 '공동 MOM'으로 꼽았다.
그는 "김민재는 높이 싸움도 안 밀리고 후방에서 안정적으로 전체를 지휘해줬다. 황인범은 골도 골이지만 척추 역할을 잘 해줬다. 체코가 노출하는 공간을 영리하게 공략할 줄 알더라"며 웃었다.
FC서울과 강원FC에서 지휘봉을 잡았을 시절 '스리백'으로 명성을 날렸던 최용수 감독은 홍명보 감독이 준비한 스리백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최용수 감독은 "스리백은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반복된 조직 훈련이 필요한데, 일찍부터 계획을 잡고 잘 준비한 뒤 월드컵에서 멋진 스리백을 펼쳤다. 군더더기가 없더라. 또한 이태석과 설영우 등을 잘 활용했고 이기혁을 과감하게 쓴 것도 성공적이었다"고 했다.
실점 장면에 대해서는 쓴소리도 했다. 그는 "체코 높이가 좋다는 건 다 알고 있던 사실 아닌가. 그런데 결국 높이로 실점했다"면서 "앞으로 더 강한 팀들을 만날 것이고 헤더가 강점인 팀들도 많을텐데, 이에 대비해 오늘 아쉬움을 잘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승을 확보, 32강 진출 가능성을 드높인 홍명보호는 이제 19일 개최국을 상대로 2차전을 치른다.
그는 "멕시코가 어마무시하더라. 1998 월드컵 때의 멕시코가 생각났다"면서도 "우리도 첫 경기를 승리하면서 자신감이 더 올라왔고 서로 간 신뢰도 쌓였을 것이다. 선수들이 인내심도 있고 경기를 현명하게 풀어갈 줄 알기 때문에 멕시코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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