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후보도 '덜미' 잡히는 월드컵 첫 경기…박지성의 조언은?

박지성 3번 출전한 월드컵에서 모두 첫 경기 승리
"월드컵 경험한 베테랑 역할도 중요"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사전 캠프지인 미국 솔트레이크에서 훈련 중인 축구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과 같은 큰 대회에서 첫 경기는 누구나 부담스럽다. 우승 후보도 과도한 긴장에 이변의 희생양이 될 수 있고, 경험이 적은 팀들은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대패를 당할 수도 있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앞둔 홍명보호도 다르지 않다. 이를 이겨내고 조별리그를 통과하기 위해선 담대하게 첫 경기를 치러야 한다. 이를 위해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들의 경기장 안팎에서 팀을 이끌어야 한다.

박지성 JTBC 축구 해설위원은 21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월드컵 조별리그를 3경기 해야 하는데, 첫 경기에서 승점 3을 가져오면 남은 2경기에서 심리적, 체력적으로 여유를 얻을 수 있다"며 첫 경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실제로 한국이 조별리그에서 통과한 세 번의 월드컵에서 2승을 따냈다. 4년 전 카타르 대회에서는 비록 승리하지 못했지만 '강호' 우루과이를 압도하면서 비겨 선수단이 모두 자신감을 갖는 계기가 됐다. 그 결과 16강 진출이라는 결과를 냈다.

이처럼 첫 경기가 중요하지만 대부분 팀은 부담감과 늦은 적응 탓에 원하는 결과를 가져오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4년 전 세계 정상에 올랐던 아르헨티나도 사우디아라비아와 첫 경기에서 충격적인 1-2 역전패를 당한 바 있다.

자신이 출전한 3번의 월드컵에서 모두 1차전에서 승리했던 박지성 위원은 기분 좋게 출발하기 위해서는 긴장감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지성 해설위원이 21일 서울 중구 앰배서더 풀만 호텔에서 열린 JTBC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5.21 ⓒ 뉴스1 권현진 기자

박지성 위원이 처음 출전했던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은 폴란드를 상대로 조별리그 1차전 2-0 승리를 통해 월드컵 역사상 첫 승리를 거뒀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아시아 국가 최초로 월드컵 준결승 진출이라는 역사를 썼다.

2006년 독일 대회에서 한국은 토고에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2010년 마지막 월드컵이었던 남아공 대회에서는 그리스를 2-0으로 완파한 바 있다.

박지성은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모두 이길 수 있었던 것은 나뿐만 아니라 선수단 모두 1차전의 중요성을 알고 더욱 집중했기 때문"이라면서 "긴장을 많이 하지 않고 제대로 된 경기력만 선보인다면 기분 좋게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긴장감을 내려놓고 경기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베테랑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특히 이번 대표팀에는 최종 명단 26명 중 절반인 13명이 첫 월드컵이다.

박지성 위원은 "2010년 남아공 대회 때도 월드컵에 처음 출전하는 선수들이 절반이 넘었다. 당시 베테랑들이 선수들 긴장감을 풀어주고 자신감을 심어줘 좋은 분위기를 맞이할 수 있었다"며 옛 기억을 떠올렸다.

당시 허정무 감독은 박지성 위원에게 주장 완장을 채우고 월드컵 경험이 풍부한 이운재, 안정환, 김남일, 이영표, 이동국 등을 선발한 바 있다. 허정무 감독은 대회 후 "경기에 출전하지 않는 베테랑이 헌신적으로 후배들을 이끌어줬다"면서 고참들이 원정 첫 16강 진출에 보이지 않게 기여했다고 전했다.

다행히 이번 대표팀에도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 승선했다. 주장 손흥민(LA FC)과 골키퍼 김승규(FC도쿄)는 나란히 4회 연속 월드컵에 출전한다. 또한 이재성(마인츠)과 조현우(울산), 황희찬(울버햄튼)은 3연속 월드컵 무대를 밟는다. 여기에 유럽 무대에서 우승 경험이 풍부한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PSG) 등도 대표팀에 경험을 불어넣어 줄 수 있는 자원이다.

경기 외적인 요소도 한국이 유리하다. 한국은 체코와 1차전이 열리는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고지대에 맞춰 사전 캠프와 베이스캠프를 설정했지만 유럽축구연맹(UEFA) 플레이오프를 치러 월드컵에 오른 체코는 FIFA가 지정한 미국 댈러스를 사전 기지로 삼아야 한다. 댈러스 베이스캠프는 해발 180m로 지대가 낮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부족해 보인다.

박 위원 역시 "체코가 뒤늦게 월드컵 출전이 확정되면서 한국이 (월드컵을 준비하는) 스케줄 면에서 이점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또한 그동안 한국은 유럽팀을 상대로 승리한 경기가 많다. 이번에도 유럽의 체코를 상대로 승점을 가져올 확률이 높다"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홍명보호의 북중미 월드컵 1차전은 오는 6월 12일 오전 11시에 펼쳐진다.

dyk060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