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고향 김경영 "인민에 보답" vs 수원FC 지소연 "물러서지 않겠다"(종합)
20일 오후 7시 AWCL 4강 남북전
지소연 "상대가 욕하면 같이 욕할 것"
- 안영준 기자
(수원=뉴스1) 안영준 기자 =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챔피언스리그(AWCL) 4강전서 운명의 남북전을 치르는 수원FC위민과 내고향축구단이 사전 기자회견에서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
많은 관심 속 방남한 내고향축구단은 지난 17일 입국 후 국내 일정을 소화하면서 외부 노출을 철저히 막았는데, 경기 하루 전인 19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는 리유일 감독과 김경영이 참석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기자회견 동안 큰 표정 변화가 없었던 리유일 감독은 자신감과 신중함을 동시에 내비쳤다.
내고향축구단은 수원FC위민을 같은 대회 조별리그에서 만나 3-0으로 눌렀던 기분 좋은 기억이 있다.
아울러 또 다른 4강 진출 팀인 도쿄 베르디(일본)도 4-0으로 꺾었다.
자신감을 가질 법한 대진이다. 하지만 리유일 감독은 신중했다.
그는 "4강까지 올랐다는 건 어떤 팀이든 1등까지 할 수 있다는 뜻"이라면서 "조별리그에서 만났고 이겼었다고 해서 누가 강하고 약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저 내일 경기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국 측이 마련한 '공동응원단'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리 감독은 "우리는 이 곳에 경기를 하러 왔다. 응원단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고 오직 내일 경기만 집중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함께 자리한 김경영도 짧지만 단호한 어조로 승리를 향한 열망을 드러냈다.
그는 "선수단 분위기는 좋다. 팀 주장으로서, 팀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인민, 부모, 형제의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 우리는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리 감독은 기자회견 진행 도중 미디어 오피서에게 질문을 하나만 더 받고 끝낼 것을 요청한 뒤, 비교적 짧게 기자회견을 마쳤다.
이어 열린 수원FC위민 기자회견에는 박길영 감독과 지소연이 선수단을 대표해 참석했다.
지소연은 "이 경기를 열심히 준비해 왔다. 얼마나 중요한지 알기 때문에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결의에 찬 각오를 전했다.
그는 북한 특유의 거친 도발에 맞서 "상대가 욕하면 우리도 욕할 것이다. 상대가 걷어차면 우리도 걷어차겠다"는 직설적 표현도 마다하지 않았다.
함께 자리한 박길영 수원FC 위민 감독도 "안방에서 기필코 승리하겠다. 지지 않고 싸우겠다"며 전쟁터에 나가는 장수처럼 다부진 출사표를 던졌다.
이어 정부가 공동응원단을 위해 3억원을 지원하는 등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에 대해선 "경기 외적 일에 대해선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관심이 내고향 팀에 쏠려 있는 건 사실이지만 개의치 않고 축구에만 집중하자고 선수들에게 말했다"면서 씁쓸하게 웃었다.
그러면서 "상대가 강하지만, 우리 전력도 전보다 아주 좋아졌다. 선수와 스태프가 서로 믿고 하나가 돼 싸우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수원FC위민과 고향축구단의 20250-26 AWCL 4강전은 20일 오후 7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킥오프한다.
여기서 승리한 팀은 23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준결승 멜버른 시티(호주)-도쿄 베르디 벨레자(일본) 승자와 우승을 다툰다.
우승 상금은 100만 달러(약 15억 원)다.
북한 선수단이 한국을 찾아 스포츠 일정에 참가하는 것은 2018년 국제탁구연맹(ITTF) 월드투어 그랜드파이널 이후 8년 만이다.
tr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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