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응원하며 즐겁게 축구하자"…기성용·이청용·구자철의 유쾌한 수다

인천-포항 맞대결에 구자철이 예고없이 깜짝 방문

이청용(왼쪽) 기성용(가운데) 구자철(오른쪽)ⓒ News1 안영준 기자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국가대표 출신 K리그 레전드인 기성용(37·포항), 이청용(38·인천), 구자철(37)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번 만남은 인천 유나이티드 이청용과 포항 스틸러스 기성용의 '쌍용더비'가 성사된 날 구자철이 깜짝 방문해 성사됐다.

이청용과 기성용은 지난 12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인천과 포항의 하나은행 K리그1 2026 14라운드 경기에서 만났다.

기성용이 선발 출전했다가 후반 19분 교체 아웃되고 이청용은 후반 13분부터 교체 투입돼 그라운드를 밟아 함께한 시간이 길지는 않았지만, 둘은 그라운드 위에서 의미 있는 맞대결을 펼쳤다.

경기가 끝난 뒤 믹스트존에는 구자철 제주SK 유스 어드바이저가 깜짝 방문, 둘을 기다렸다. 구자철은 두 선수가 함께 뛴 경기를 보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제주에서 날아왔다.

1988년생인 이청용과 '빠른' 1989년생인 기성용과 구자철은 한국 축구 전성기를 함께 수놓았던 오랜 친구다.

경기 후 포옹을 하는 이청용과 기성용(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청용과 기성용이 FC서울, 구자철이 제주SK에서 각각 활약하며 어린 나이부터 K리그에서 존재감을 뽐냈고, 이후 비슷한 시기 유럽으로 무대를 옮겨 긴 시간 한국 축구를 널리 알렸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세 선수 모두 한국 축구대표팀 주축으로 뛰었다.

셋은 선수 생활 막바지 더 늦기 전에 K리그에서 함께 뛰자고 약속, 유럽 러브콜을 버리고 국내로 돌아왔다. 구자철은 부상 등의 여파로 지난해 1월 은퇴했고 이청용과 기성용은 베테랑으로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다.

두 선수씩 각각 맞대결을 펼치거나 사적인 자리에서 함께한 적은 있어도, 세 명이 축구장에서 한 자리에 모인 건 대표팀에서 활약할 때 이후 처음일 만큼 흔치 않은 일이다.

구자철은 기성용이 나타나자 "머리 좀 자르라"며 친근한 농담으로 포옹을 나눴다. 기성용은 구성자철을 가리키며 "얘는 선수가 아닌데 여기 왜 왔대요?라며 웃은 뒤 "은퇴한 (구)자철이가 제일 부럽다"며 역시 입담을 자랑했다.

경기를 뛴 기성용과 이청용은 오랜 친구와 계속해서 그라운드에서 함께했다는 사실을 반가워했다.

국가대표팀 활약 당시 구자철과 기성용. 2018.6.5 ⓒ 뉴스1 오대일 기자

기성용은 취재진을 만나 "어렸을 때부터 많은 것을 함께 했던 친구들이자, 내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이들"이라면서 "자철이는 이제 은퇴했고, 청용이와도 함께 뛸 시간이 많이 남지는 않았다. 이런 추억이 너무 소중해서 사진도 남겼다"고 말했다.

이청용 역시 "보기만 해도 가슴이 뜨거워지는 사이"라면서 "성용이와는 (FC서울에서) 워낙 오래 함께 뛰었기에 아직도 상대 선수로 뛰는 게 어색하다. 상대로 만난 입장에서 성용이는 늘 위험한 경계의 존재"라며 칭찬했다.

이어 "이제는 각자 팀을 또 바꿔 나는 인천, 성용이는 포항 소속으로 만나니 의미가 또 달랐다. 서로를 응원하면서 즐겁게 축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구자철은 "난 둘이 비기길 바랐다"면서 웃은 뒤 "그라운드에서 계속 뛰고 있는 두 친구가 보기 좋다"며 흐뭇하게 웃었다.

"평소 사적인 자리에서도 셋이 만나면 축구 이야기를 하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던 이청용의 말대로, 이들은 인터뷰를 마친 뒤에도 한참 동안 유쾌한 수다를 떤 뒤 어렵게 작별 인사를 했다.

이야기를 나누는 세 친구 ⓒ News1 안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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