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스리백 고집'에 축구해설위원들, 한목소리로 거센 ‘일침’

"일리 있는 판단이라 여겼는데 경기 치를수록 단점 더 드러나"
"이왕 스리백 한다면 '불안 요소' 없애는 보완 반드시 필요"

전문가들이 한국 축구대표팀 스리백이 더 완성도를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을 향해 축구 전문가들이 더 유연하고 완성도를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홍명보호는 3월 A매치 2연전에서 코트디부아르에 0-4, 오스트리아에 0-1로 패했다. 강팀과의 맞대결에 대비하기 위해 스리백을 앞세운 실리 축구를 준비했으나 결과는 아쉬웠다. 특히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개막까지 불과 2개월밖에 남겨놓지 않아 보완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축구전문가들은 스리백을 선택한 것 자체는 홍명보 감독 고유의 결정이자 이유가 있는 판단이라고 분석하면서도, 월드컵에서 그 실효를 보려면 개선할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31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 에른스트 하펠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 축구대표팀과 오스트리아의 평가전에서 대한민국 선수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대한축구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4.1 ⓒ 뉴스1

익명을 요구한 한 축구해설위원은 "우리는 스리백을 쓰기에는 기본적으로 윙백 포지션이 약하다"면서 "중원이 2명뿐이라 수적으로도 부족한데, 수비형 미드필더의 수비 보호 능력도 확실하지 않아 불안함이 있다. 처음에는 마땅한 수비형 미드필더가 (부상 등으로) 없기 때문에 스리백을 시도한 것으로 이해하고, 일리가 있는 판단이라 여겼는데 경기를 치를수록 오히려 스리백의 단점이 더 드러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스리백을 하면서도 조직적 간격 유지가 잘되지 않고, 라인이 넓어질 때가 많다. 이러면 상대 공을 빼앗더라도 빌드업이 용이하지 않아 힘들어진다"고 덧붙였다.

일부 팬들은 선수들이 어색해하는 스리백을 당장 버리고 포백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불만도 갖고 있는데, 이에 대해 이 해설위원은 "스리백을 포백으로 바꾼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한 방에 해결되는 것은 또 아니다. 포백도 이전에 썼을 때보다 디테일을 더 갖춰야 한다. 다만 스리백보다는 포백이 구조적으로 완성도를 높이기가 단순한 건 맞다"고 했다.

홍명보호는 오스트리아를 상대로 0-1로 졌다. ⓒ AFP=뉴스1

임형철 해설위원은 "스리백 자체가 문제인 건 아니다. 일본도 스리백으로 잘 나가고 있다. 홍명보 감독이 스리백이 우리에게 가장 잘 맞는 모델이라고 생각했다면, 거기에 대해선 큰 이견은 없다"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더해 "다만 지난 2연전에서 우리가 스리백 상황에서 윙백이 강한 압박을 펼치는 방식을 펼쳤는데, 그것이 오히려 배후 공간을 내주면서 센터백들에게 많은 부담을 줬다. 이왕 스리백으로 수비적 축구를 준비한다면 이런 불안 요소를 없애는 보완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냈다.

그는 또한 스리백을 쓴 경기가 뜻대로 되지 않았을 때, 이를 대체할 다른 장치도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스리백은 우선 먼저 실점하지 않아야 하는데, 리드를 허용하고 뜻대로 풀리지 않아 분위기가 넘어갔을 때 대체 플랜이 없었다. 그것이 대량 실점의 원인이기도 했다"면서 "유연함이 더해지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홍명보호는 코트디부아르에 0-4로 졌다. ⓒ 로이터=뉴스1

김대길 해설위원 역시 비슷한 기조에서 스리백을 쓸 경우 능동적 대처와 디테일한 부분의 수정이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그는 "상대 공격수가 몇 명 없을 때도 우리 수비는 스리백과 윙백까지 5명이 계속 유지되더라. 그럴 때는 상대 2선이 많아졌다는 뜻이라 우리 후방 숫자가 무의미해진다. 스리백이라는 게 쉬운 건 아니지만, 월드컵에서 잘 쓰려면 디테일한 상황 상황마다 더 유연함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김대길 해설위원은 스리백을 계속 쓴다면 수비진뿐 아니라 전방 선수들도 보다 집중력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홍명보는 설사 내용을 포기하더라도 결과는 잡겠다는 실리적 전략으로 월드컵을 준비하고 있다. 이는 적절한 판단이다. 다만 그러려면 기회가 왔을 땐 전방에서도 결정지을 수 있어야 한다"면서 "이번 2연전도 사실 기회가 왔을 때 먼저 넣었다면, 우리의 스리백 전술이 더 효과를 보고 결과도 달라질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스리백의 전술 완성도는 몇 없는 득점 기회를 잘 살리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고 설명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소집 전 마지막 평가전을 마치고 돌아온 축구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2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유럽 원정 A매치 코트디부아르와 오스트리아전에서 두 경기 연속 영패를 기록한 축구대표팀은 골 결정력은 물론 수비 조직력마저 총체적 난국 상황에 빠지면서 월드컵 본선 경쟁력에 빨간불이 켜졌다. 2026.4.2 ⓒ 뉴스1 오대일 기자

현재 스리백에 대한 완성도에 대한 아쉬움이 전체적으로 있었지만, 그래도 남은 기간 잘 보완한다면 발전될 여지는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익명의 해설위원은 "불안함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어차피 A조는 모두가 서로를 해볼 만한 팀이라고 여기고 있다. 그러니 한국도 좌절할 필요는 없다"는 견해를 밝힌 뒤 "다만 조 3위로 올라가려는 생각 말고 매 경기 이길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월드컵 직전 3주 정도 집중적으로 훈련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 이 기간을 활용해 지금 드러난 문제점들을 잘 보완한다면 스리백이 효과를 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지금 가장 큰 문제는 이번 2연전서 5골이나 먹고 지는 바람에 선수들 분위기가 많이 다운됐다는 것이다. 월드컵을 앞두고는 누구든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과 분위기가 특히 중요하다. 남은 기간 신바람을 내는 분위기를 가져왔으면 한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tr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