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은 전쟁통' 이란, 오늘밤 한국과 여자 아시안컵 첫 경기

대회 정상 출전…"이란 여자축구 잠재력 보여줄 것"
오후 6시 호주 골드코스트 스타디움서 진행

이란 여자축구대표팀.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이란이 보복 공격을 펼치며 전운이 더더욱 드리워진 가운데 이란 여자축구대표팀이 국제대회에 나선다. 공교롭게 첫 상대가 신상수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팀이다.

한국과 이란은 2일 오후 6시(한국시간) 호주 골드코스트 스타디움에서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을 치른다.

이번 대회는 아시아 최고의 여자 축구 국가대항전으로, 2027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 예선을 겸한다.

총 12개 팀이 4개 팀씩 3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진행하고 각 조 1, 2위와 조 3위 중 성적이 좋은 상위 두 팀이 8강 토너먼트에 오른다.

여자 월드컵 본선 진출권 6장이 걸려있다. 4강에 오른 4개 팀, 그리고 8강 탈락 팀끼리 맞붙는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한 2개 팀이 내년 브라질에서 열리는 여자 월드컵 무대를 밟게 된다.

한국은 여자 월드컵 본선 진출권 획득과 함께 사상 첫 여자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한다.

세대교체를 단행, 전력도 강화했다. 지소연, 김혜리, 최유리(이상 수원FC), 장슬기(경주한수원) 등 베테랑이 중심을 잡고 케이시 유진 페어(엔젤시티FC), 전유경(몰데), 박수정(AC밀란) 등 해외 무대에서 뛰고 있는 신예들이 힘을 보탠다.

16일 오후 경기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여자부 대회에서 우승한 대한민국 여자 축구 대표팀 신상우 감독과 선수들이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2025.7.16 ⓒ 뉴스1 장수영 기자

호주와 조 1위 자리를 놓고 다툴 한국에 이란은 한 수 아래 상대다. FIFA 랭킹도 한국이 21위로, 68위 이란보다 47계단이 높다.

이란은 처음 출전한 2022년 인도 대회에서 중국과 대만에 각각 0-7, 0-5로 대패하는 등 객관적 전력이 떨어진다.

그러나 이 경기의 초점은 한국의 승리보다 전쟁통 속에 출전한 이란의 선전에 쏠린다.

이란은 지난달 28일부터 이어진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대적인 공습으로 큰 피해를 보았다.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포함 지도부 수십 명이 사망했다.

이에 이란도 인접국 미군 기지를 향해 보복 공격을 감행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중동 정세가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악화하고 있다.

이란 여자축구대표팀은 미국-이란 전쟁이 발발하기 전 호주에 도착, 피해가 없었으나 충격적인 조국 소식에 동요될 수밖에 없을 터다. 그래도 수선한 분위기를 추스르고, 대회를 정상적으로 준비했다.

이란 국기를 든 여성. ⓒ 로이터=뉴스1

마르지예 자파를 이란 감독은 공습 관련 질문을 피하고 오로지 축구에만 초점을 맞췄다.

그는 한국전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란 여자 축구의 잠재력을 보여줄 기회"라며 "비록 FIFA 랭킹이 낮지만 우리는 조직력이 뛰어난 팀이다. 상대를 어떻게 막아야 할지 다양한 방법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어 "준비 기간 선수와 스태프가 '원 팀'이 됐다. 우리는 순조롭게 나아가고 있다. 한국전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한편 AFC는 "이 어려운 시기에 중동 지역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이란 여자축구팀, 관계자와 정기적으로 연락하며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