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가드가 추억한 서울 "재충전의 시간…끈끈한 유대감 느꼈다"

영국으로 복귀, '가디언'과 인터뷰
"어딜 가도 반겨준 팬들…버스 막기 충격"

제시 린가드(린가드 SNS 캡처)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FC서울에서 활약한 뒤 잉글랜드로 돌아간 제시 린가드가 22일(이하 한국시간)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서울 생활을 회상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에서 활약하던 린가드는 지난해 2월 '깜짝' K리그행을 결정했고, 2년 동안 76경기 18골 10도움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 12일 한국을 떠났던 린가드는 영국 현지에서 '가디언'과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 생활에서 느낀 점에 대해 밝혔다.

현지 매체는 한국의 독특한 식문화에 대해 궁금해 했는데, 린가드는 "산낙지도 먹어봤다. 살아서 움직이더라, 처음엔 무서웠지만, 괜찮았다"고 답했다.

이어 "거리에 나가면 한국 사람들은 숨을 들이쉬는 흉내를 내며 입을 막고는 '린가드다' 하고 반가워했다. 그러면서 사진을 찍어달라고 했다"며 한국에서의 특별한 경험을 전했다.

제시 린가드. 2025.12.10/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린가드와 함께하는 동안 서울은 기대에 비해 성적은 신통치가 않았다. 특히 지난해 홈 경기 5연속 패배와 올해 K리그1에서 6위에 그치는 저조한 성적 등은 팬들의 불만을 사기에 충분했다.

린가드는 "팬들이 경기장 밖에서 한 시간 동안 버스를 막아섰다. 정말 미친 짓이었다"고 당시의 충격을 회상했다.

이어 "서울은 한국에서 가장 큰 클럽이라, 마치 맨유 시절 그랬듯 매 경기 승리해야만 하는 팀이었고 승리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고 회상했다.

그는 서울에 몸담았던 시절에는 말을 아꼈던 서울행 이유에 대해서도 조금 더 자세하게 이야기를 풀어냈다.

제시 린가드. 2024.6.29/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린가드는 "맨체스터에는 나를 산만하게 하는 것들이 많았다. 자꾸만 밖으로 나돌았다. 그 전까지 서울에 대해 정보가 없었지만, 서울은 그런 것에서 벗어나 재충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에 있는 동안 축구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또 서울에서 주장을 맡으며 더 성숙해지고 책임감도 생겼다. 서울을 떠날 때 눈물을 흘렸는데 그건 이 곳에서 끈끈한 유대감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서울 시절을 소중하게 기억했다.

한편 린가드는 영국에서 크리스마스 휴가를 보낸 뒤 내년 새로운 행선지를 정할 예정이다.

그는 '가디언'에 "어디가 될 지는 알 수 없다"며 "유럽,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이 될 수 있다"고 했다.

tr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