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 자리가 뭐길래…대전-김천, 결승전 같은 최종전 예고

30일 시즌 38R에서 2위 대전-3위 김천 정면 충돌
승점 1점차…승리 시 각각 구단 최고 성적 달성

시즌 내내 2위 쟁탈전을 펼쳤던 대전과 김천이 시즌 최종전에서 맞붙는다. 결승전 같은 리그 마지막 경기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서울=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프로스포츠 대부분의 종목이 그렇듯, 모든 스포트라이트는 우승팀에게 향한다. 프로축구 k리그1도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2위가 전혀 의미 없는 것은 아니다.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본선 진출권이라는 귀한 전리품이 주어지고 2억원의 상금도 받는다.

상위권이지만 '빛 좋은 개살구' 같은 3위와는 다르다. 한 계단이라도 더 높은 곳에서 시즌을 마치고 싶은 것이 모든 팀 지도자와 선수들의 공통된 목표다.

전북현대가 일찌감치 조기우승을 확정한 2025시즌 K리그1 최종 라운드에서는 흥미롭게도 '준우승팀을 가리는 결승전' 같은 경기가 펼쳐진다. 2위 대전하나시티즌과 3위 김천상무가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격돌하는데, 이기는 팀은 영예와 함께 구단의 새 역사를 쓰게 된다.

김천과 대전이 오는 30일 오후 4시30분 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하나은행 K리그1 2025' 38라운드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시즌 내내 2위 자리를 다퉜던 두 팀이 최종전에서 외나무다리 승부를 펼치는 재밌는 매치업이 성사됐다.

대전은 17승11무9패 승점 62점으로 2위고 김천은 18승7무12패 승점 61점으로 3위다. 지난 37라운드에서 대전이 강원과 1-1로 비길 때 김천이 FC서울 원정에서 3-1로 승리하면서 격차를 줄였다.

전북이 독주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두 팀은 시즌 내내 2위 자리를 주거니 받거니 경쟁했다. 여름을 지나면서 2위로 올라선 김천은, 10월까지 전북 다음 자리를 지켰다. 그러다 조금씩 시원한 바람이 불면서 다시 상승세를 탄 대전이 11월의 시작과 함께 2위 자리를 탈환했고 파이널 라운드 돌입 이후까지 기세를 이으며 위치를 유지하고 있다.

대전의 사상 첫 스플릿라운드 진출을 이끈 황선홍 감독은 '마지막 목표는 2위'라고 정확하게 밝혔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두 팀 모두 만족스러운 시즌이다.

당장 지난해에도 강등을 걱정하는 싸움을 펼쳤을 만큼 하위권을 전전했던 대전은 창단 이후 처음으로 상위 스플릿에 진출하면서 새 역사를 썼다. 황선홍 감독이 최우수감독상 3인 후보에 오르고 시즌 베스트일레븐 후보에도 대전 선수 5명이 포함됐을 정도로 인상적인 한해를 보냈다.

김천도 못지않다. 정정용 감독의 지휘 아래 김천은 외국인 선수 1명 없고 시즌 중 선수들이 수시로 바뀌는 '군팀'의 한계를 극복하고 큰 기복 없이 상위권을 지켜냈다. 37경기 동안 55골을 넣고 42골을 내준 김천(+17)은 전북(62골 31실점 +31)에 이어 가장 좋은 공수 밸런스를 보여줬다.

밖에서 볼 땐, 두 팀의 2-3위 쟁탈전은 큰 의미가 없다. 김천은 군 소속이라는 특수한 성격 때문에 우승을 해도 아시아클럽대항전 무대를 밟을 수 없다. 대전이 3위로 떨어져도 다음 시즌 ACLE 출전은 문제없다는 의미다. 그래도 2위와 3위는 다르다.

정정용 감독의 김천은 '군팀'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역사에 도전한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2023년 K리그2 우승을 통해 1부로 다시 올라온 김천은, 지난해 많은 이들의 예상을 깨고 3위를 차지하면서 군팀 역사상 최고 성적으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올해도 빅클럽들을 초라하게 만든 김천은 이제 1승만 추가하면 더 진한 발자국을 남길 수 있다.

대전에게도 2위는 마지막 목표다. 황선홍 대전 감독은 파이널 라운드를 앞두고 "경기도 그렇고 시즌도 그렇고, 결국 마무리가 중요하다. 끝까지 선수들과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2위하고 싶다. 그것이 올 시즌 남은 목표"라고 정확한 지향점을 드러낸 바 있다.

지난 2월 막을 올려 11월 마지막까지 온 2025 K리그1. 시즌 내내 상위권을 지킨 두 팀이 최종전에서 맞붙는다. 적어도 대전과 김천에게는 '토너먼트 결승전' 같을 38라운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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