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2 우승' 인천 캡틴 이명주 "팬 약속 지키려 간절하게 뛰었다"

중원의 핵심 플레이어이자 주장…승격 일등공신
"인천이 잘 되길 바라는 모든 마음 합쳐진 결과"

인천유나이티드 주장 이명주 (인천 제공)

(인천=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난 그저 후배들에게 밥 많이 사준 것밖에 해준 게 없다."

인천유나이티드 캡틴 이명주가 다시 1부 무대로 돌아가는 소감을 밝혔다.

이명주는 31일 오후 인천축구전용경기장 인터뷰실에서 '2025 K리그2 우승 및 승격 기념 기자회견'에 참석해 우승에 대한 소회를 전했다.

인천은 지난 26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5' 36라운드에서 외국인 삼총사 제르소, 무고사, 바로우의 연속골을 앞세워 3-0 완승을 거뒀다.

당시 승리로 인천은 23승 8무 5패(승점 77)가 되면서 2위 수원삼성(승점 67)과 격차를 10점으로 벌렸고 잔여 3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조기우승을 확정했다. K리그2 우승 팀은 K리그1에 자동 승격한다. 지난 시즌 K리그1 최하위 성적으로, K리그2로 강등됐던 인천은 K리그 역사상 6번째로 강등 1년 만에 승격한 팀이 됐다.

선수단 대표로 윤정환 감독과 함께 기자회견에 나선 이명주는 "작년에 강등됐을 때 팬들 앞에서 '내년에 반드시 우승해 승격할 것'이라 했는데 그 약속을 지켜서 기쁘다"면서 "모든 구성원들이 정말 간절하게 뛰었다. 그 노력을 잘 알기에 더더욱 기쁘다"고 활짝 웃었다.

이날 윤정환 감독은 인천 우승의 원동력으로 '분위기'를 꼽았다.

윤 감독은 "일본에서 지도자 생활할 때도 우승과 승격을 해봤는데, 그때와 올해 인천의 분위기가 비슷했다. 그만큼 팀 분위기가 좋았다"면서 "팀 분위기가 좋지 않으면 이런 결실을 맺을 수 없다. 분위기만큼 떨어뜨리지 말자고 선수들에게 주문했는데, 시즌 내내 이어졌다"고 밝혔다.

고참이자 주장으로 선수단을 이끈 이명주가 가장 신경 쓴 것도 그런 측면이다.

이명주는 인천의 젊은 선수들이 1부리그에서도 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인천 제공)

이명주는 "감독님으로부터 어린 선수들을 어떻게 대해야하는지 많이 배웠다. 가뜩이나 경상도 사람이라 말을 예쁘게 못한다. 그냥 툭툭 말하면 선수들이 알아서 이해할 것이라 생각한 서툰 리더십의 소유자"라면서 "감독님이 후배들에게 어떻게 다가가고 설명해야하는지 조언해주셨다. 기술적으로도 많이 배웠지만 리더십도 많이 배웠다"고 전했다.

이어 "감독님이 강조하신 분위기를 좋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최고참 (신)진호형부터 외국인 선수들까지 모두 잘해줬다. 내가 한 것은 그냥 밥을 많이 사준 것뿐이다. 이 팀이 잘 되길 바라는 많은 이들의 마음이 합쳐져 우승할 수 있었다"고 공을 돌렸다.

이명주는 팀의 어린 선수들이 좋은 능력을 가졌다면서 1부리그에서도 충분히 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내 생각에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1부와 2부가 큰 차이 없다고 생각한다. 정신적인 면은 크게 작용하지만 선수 개개인 기량은 차이가 크지 않다"면서 "우리 젊은 후배들이 정말 잘한다. 어린 선수들의 플레이를 지켜보면서 이렇게 눈이 즐거웠던 적이 없던 것 같다"고 호평했다.

동료를 향한 칭찬은 술술 나왔으나 자신을 향한 평가는 인색했다. 그는 "다른 팀에도 좋은 미드필더들이 많아서 내가 상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내가 한 것은 팀 분위기 좋게 만들고 다 같이 즐겁게 뛸 수 있도록 도운 것밖에 없다. 열심히 하긴 했으니, 공로상 있으면 하나 받았음 싶다"며 멋쩍게 웃었다.

lastuncl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