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포옛 감독 "날아갈 듯 기뻐…힘들어하던 팀 끌어올린 게 최고 성과"
부임 첫 해 지난 시즌 10위 팀 이끌고 정상으로
- 안영준 기자
(전주=뉴스1) 안영준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전북 현대를 이끌고 조기 우승을 확정한 거스 포옛 감독이 지난 시즌 10위 팀을 이끌고 무패행진을 달리는 좋은 팀으로 바꾼 게 최고의 성과라며 뿌듯해했다.
전북은 1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FC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33라운드에서 2-0으로 이겼다.
전북은 21승8무4패(승점 71)를 기록, 같은 날 승점을 추가하지 못한 2위 김천 상무(승점 55)와 격차를 16점으로 벌리며 남은 5경기에 상관없이 K리그1 정상을 확정했다.
이로써 전북은 2009년 첫 우승을 시작으로 2011·2014·2015·2017·2018·2019·2020·2021·2025년에 챔피언으로 등극, K리그 최다 우승 기록을 10회로 늘렸다.
아울러 전북은 2018년의 전북 이후 7년 만에 다시 한번 스플릿 라운드 돌입 전 1위를 확정하는 압도적 시즌을 만들었다.
선덜랜드(잉글랜드)와 레알 베티스(스페인) 등을 이끌던 유럽 명장 포옛 감독은 K리그에 도전장을 던진 첫 시즌에 곧바로 우승이라는 성과를 냈다. 특히 전북이 지난 시즌 역대 최저 성적인 10위까지 추락, 승강 플레이오프를 경험하는 등 무너져있었기에 올해의 반등이 더 뜻깊다.
포옛 감독은 "날아갈 것처럼 기쁘다"며 활짝 웃은 뒤 "전북이라는 엠블럼 아래 다같이 뭉치면서 정신적 유대감이 끈끈했던 게 우승 비결"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선수단을 처음 만났을 때, 지난 시즌 분위기가 얼마나 안 좋았는지 느낄 수 있었다. 그럼에도 외국에서 새롭게 온 감독을 곧바로 믿어주고, 준비한 스케줄을 묵묵히 수행해줘서 고맙다. 가장 큰 감사를 받아야 할 이들은 선수들"이라며 공을 돌렸다.
그러면서 "지난 시즌 안 좋았던 팀을 잘 다독이고 추슬러서, 시즌 내내 무패행진을 달릴 만큼 좋은 팀으로 바꿨다는 게 최고의 성과"라며 기뻐했다.
조기 우승이라는 압도적 레이스를 펼쳤지만, 이번 시즌 '포옛호 전북'이 처음부터 순탄했던 건 아니었다.
초반 리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2(ACL2)를 합쳐 6경기서 2무4패에 그치고, 시드니(호주)에 패해 ACL2 8강서 탈락하는 등 위기도 있었다.
그는 "ACL2에서 떨어졌을 때가 제일 위기였다. 전북이라는 팀이 그보다는 더 높게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되돌아봤다.
하지만 전북의 부진은 오래 가지 않았다. 이후 FC안양과의 K리그1 6라운드에서, 전북은 초반 전략을 버리고 식스백의 수비 위주 전략으로 나서 1-0 승리를 거뒀다. 일각에선 '닥공'이 실종됐다며 비판하기도 했지만, 전북은 이 승리를 변곡점 삼아 반등해 공식전 25경기 연속 무패(20승5무)의 기록과 함께 치고 나갔다.
포옛 감독은 "안양전 당시 식스백을 쓰고 기존 스쿼드에서 6명을 바꿨다. 당시에는 내 생각이 틀렸구나 싶어 다른 선택을 했던 힘든 시간이었는데, 돌이켜보면 올해 최고의 선택이었던 것 같다"며 당시의 변화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제 '포옛호 전북'은 12월 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광주FC와의 코리아컵 결승전을 통해 2관왕을 정조준한다.
이미 우승을 확정한 상황서, 남은 K리그1 5경기에 동기부여를 심어주면서 코리아컵 우승 준비를 해야 한다.
그는 "오늘 우승을 했으니 앞으로 2주 정도는 동기부여를 주기가 힘들 수도 있다"며 옅은 미소를 보인 뒤 "파이널 라운드 동안에는 그동안 기회를 주지 못했던 몇몇 선수들이 선발로 나섰을 때 어떤 플레이를 하는지 체크하겠다. 그리고 이후엔 우리의 리듬을 빨리 되찾아서 코리아컵 결승까지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겠다"며 두 번째 트로피를 향한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한편 같은 날 전북에 패한 수원FC는 10승8무15패(승점 38)를 기록하며 10위로 정규리그를 마무리, 파이널 라운드에서 살얼음판 위를 걷게 됐다.
김은중 수원FC 감독은 "남은 다섯 경기를 모두 결승전이라 생각하고 치르겠다"면서 "오늘 전북을 상대로도 경기 내용은 좋았으나 결정력에서 아쉬움이 있었다. 앞으로는 결정력을 키워 내용이 좋지 않더라도 결과를 꼭 챙기도록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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