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닭'이 필요했던 홍명보호…첫 발탁 카스트로프에게 거는 기대
홍명보 "기존 3선 자원들과 다른 유형 선수"
중원의 핵 황인범 장점 살릴 새 조합 기대감
-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서울=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미국 원정으로 펼쳐질 홍명보호의 9월 A매치 2연전에서 가장 많은 관심이 향하는 선수는 한국과 독일 이중국적의 옌스 카스트로프(묀헨글라트바흐)다. 26명의 소집 명단 중 유일하게 첫 발탁된 카스트로프는 우선 독특한 배경 때문에 화제가 됐다.
독일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를 둔 카스트로프는 독일에서 태어났고 독일에서 자라면서 축구를 배웠다. 외국 태생 혼혈 선수가 한국 대표팀에 입성한 것은 카스트로프가 처음이다.
뒤셀도르프와 쾰른 유스에서 두각을 드러낸 그는 2.분데스리가(2부리그) 뉘른베르크에서 활약하며 독일 축구계가 주목하는 유망주로 성장했고 독일 U16·18·20 연령별 대표팀에도 꾸준히 발탁됐다.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분데스리가 명문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가 그를 영입한 것은 그만큼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는 방증이다. 카스트로프는 지난 17일 DFB 포칼에 출전해 빅리그 데뷔전을 치렀고 25일에는 함부르크와의 분데스리가 개막전에도 교체로 뛰었다. 그런 선수가 한국 대표팀에 가세한다고 하니 기대감은 당연하다.
사실 카스트로프는 전임 클린스만 감독 시절부터 주목한 자원이고, 홍명보 감독도 특별한 관심을 이어가면서 한국행 단계를 밟았다.
카스트로프는 지금껏 독일 연령별 대표팀에서만 활약했기에 한국 A대표팀에서 뛰는 데 문제가 없다. 다만 한 번 특정 국가 A대표팀에서 뛰면 이후 다른 나라 A팀에서의 활약은 불가능해진다. 특히 한국행은 병역 문제 등도 있어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독일이라는 축구 명가의 A팀 입성 가능성도 있던 선수다. 그런데 강한 의지로 홍명보호에 탑승했다.
홍명보 감독은 "아직 젊은 선수지만 이미 분데스리가 경험이 많고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고 소개한 뒤 "무엇보다 스스로 한국 대표팀 합류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 책임감과 의지를 높게 평가해 발탁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제 관건은, 실력이다.
홍 감독은 "난 감독이기에 (행정적인 절차에 대한 고민보단) 선수의 경기력만 보고 선발했다. 우리 팀 중앙 미드필더와는 다른 유형이다. 굉장히 파이팅 있고 거칠다. 이런 점도 대표팀에 플러스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다른 유형'이라는 게 기대감을 키운다.
현재 대표팀 중원의 핵심은 황인범이다. 그의 파트너로 김진규, 박용우, 원두재 등이 꼽히는데 공히 '예쁘게' 공을 차는 유형이다. 사령탑 입장에서는 조합에 아쉬움이 드는 자원들이다. 월드컵 본선에서 상대할 유럽이나 남미, 아프리카 선수들의 힘과 높이를 생각하면 더 고민이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당시 기성용 옆에 박종우라는 파이터형 미드필더를 붙였던 것처럼, 공격 쪽 창의력이 발군인 황인범의 장점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인물이 필요했던 홍 감독에게 카스트로프는 매력 있는 자원이 될 수 있다.
거친 플레이 때문에 파울이 많고 카드 받는 빈도도 높다는 우려도 있으나 때로는 싸움닭도 필요하다. 사이드백 소화가 가능한 멀티자원이라는 것도 반갑다. 홍 감독은 이번 미국 원정에서 '스리백'을 다시 실험하겠다는 뜻도 밝혔는데, 카스트로프가 어떤 역할을 맡을 것인지도 관전 포인트다.
홍명보 감독은 "카스트로프의 열정이 팀에 새로운 활력 불어넣을 것"이라고 기대하면서 "이번 소집을 통해서 한국 대표팀 문화와 전술에 빠르게 적응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전혀 교감이 없던 선수가 꽤 만들어진 팀으로 들어오는 상황이다. 일단 동료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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