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선언 정혁 "박수 받으며 떠나 기뻐…맞춤형 선수로 기억되고파"

13년 프로생활 마치고 친정 인천서 은퇴

정혁(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인천=뉴스1) 안영준 기자 = 현역 은퇴를 선언한 프로축구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의 미드필더 정혁(36)이 "박수를 받으면서 떠날 수 있어서 기쁘다. 어떤 팀에서든 잘 맞춰서 뛰었던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축구화를 벗기로 한 정혁은 16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13년 프로생활을 마무리하는 은퇴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혁은 2009년 인천에서 프로에 데뷔한 뒤 2012년까지 뛰었고, 이후 2013년부터 2021년까지는 안산 경찰청 군복무와 경남 임대(2020년)을 제외하고는 전북 현대에서 활약했다.

이어 2021년 시즌 중반 친정 인천으로 복귀, 이번 시즌까지 활약 중이다. 시즌 마지막 경기만을 남겨둔 현재 그의 프로 통산 기록은 262경기 23골18도움이다.

은퇴 이유를 묻는 질문에 정혁은 "인천이 지난 시즌에는 조기 잔류를 했고 올해는 파이널A까지 왔다. 인천을 떠나 있는 동안 마음이 아팠는데, 이제는 팀이 어느 정도 틀이 잡혔다고 생각한다. 내가 하는 것보다 옆에서 조언하는 게 익숙해졌다. 박수 받을 때 떠날 수 있어서 참 감사한 일"이라고 소감을 전한 뒤 "후배들에게 말이 많아진다는 것을 느끼면서 이제는 은퇴해야겠구나 싶었다"며 웃었다.

이어 정혁은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넣었던 경기(2009년 7월25일 전남 드래곤즈전)다. 꿈꿔왔던 곳에서 골을 넣고 팀에 도움이 될 수 있어 기뻤다. 인천 축구전용구장 개장 경기도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반면 가장 되돌리고 싶은 기억은 같은 해 성남 일화(당시)와의 플레이오프에서 승부차기 실패를 했던 순간"이라고 선수 시절을 회상했다.

잠시 뜸을 들인 정혁은 "지금 그때로 돌아간다면 승부차기를 성공시킬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때는 너무 어렸다"며 멋쩍게 웃었다.

은퇴 기자회견을 한 정혁(인천 유나이티드 제공)

정혁은 화려한 스타플레이어는 아니었지만, 공격과 수비의 연결고리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는 '알짜 선수'였다.

그 역시 자신이 어떤 선수로 기억됐으면 좋곘느냐는 질문에 "평가는 팬들이 직접 해주시겠지만 맞춤형 선수였다는 말을 듣고 싶다. 나를 내세우기보다는 팀에 녹아들어서 감독님과 동료들이 원하는 역할을 하려고 했다. 아울러 그게 오래 할 수 있었던 비결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정혁의 아내 이유경 전 아나운서가 준비한 떡과 손편지가 준비됐다.

정혁은 "아내는 늘 나를 응원하고 내 결정을 존중해준다. 선수 생활 동안 항상 받기만 했기에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었는데, 이번에도 내 마음을 아는듯 아내가 뒤에서 잘 준비해줬다. 고맙게 생각한다"며 아내의 든든한 내조를 자랑하기도 했다.

이제 '선수 정혁'에게는 23일 열릴 정규리그 최종전 딱 한 경기가 남아있다. 그 상대는 공교롭게도 전북, 장소는 전주성이다.

정혁은 "인천과 전북 중 누가 더 좋냐는 질문은 아빠가 좋냐 엄마가 좋냐는 질문처럼 어렵다. 인천에서 잘 성장한 덕분에 전북에서는 결과와 경험을 얻었던 것 같다. 두 팀 모두에 감사한 마음이 크다. 두 팀 모두에 사랑을 받으며 은퇴를 하기란 쉽지 않은데, 그럴 수 있어서 참 행복하다"며 웃었다.

정혁 선수의 아내가 준비한 떡과 손편지

tr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