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 호우주의보 씻어낼 '호우 세리머니'를 부탁해

팀 K리그 vs 유벤투스, 26일 오후 8시 서울W서 친선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상암벌에서 '호우 세리머니'를 선보일 수 있을까. ⓒ AFP=뉴스1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K리그 선발팀이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이끄는 이탈리아의 명문클럽 유벤투스와 친선전을 갖는다는 사실이 발표된 때가 지난 6월19일이었다. 그로부터 약 40일 동안 축구팬들은, 특히 해외축구를 사랑하는 팬들은 '우리형'의 방한 소식에 연일 설렜다.

'우리형'은 한국의 축구팬들이 호날두를 부르는 애칭이다. 잘하는 이에 대한 존중과 사랑이 함축된 단어 '형' 앞에 친밀함을 상징하는 '우리'를 붙인 표현으로 이해하면 크게 틀리지 않다. 그 소문난 잔치가 드디어 막을 올리기 직전이다.

그런데 하필 가는 날이 장날이다. 경기 당일인 26일 서울에는 하루 종일 비가 예보돼 있어 궂은 날씨는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팬들은 일정부분 '사서 고생'을 해야하는 스케줄이 됐다. 그래도 뒤돌아봤을 때 후회 없는 선택으로 남기 위해서는 '호우 세리머니'의 주인공 호날두가 '호우주의보'를 날리는 퍼포먼스를 펼쳐줘야 한다.

'하나원큐 팀 K리그'와 유벤투스의 평가전이 예고된 대로 26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킥오프 된다. 이날 프로축구연맹은 "비가 예보돼 있으나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전체 좌석의 80% 이상이 지붕으로 덮여 있어 경기장을 찾은 팬들이 큰 불편 없이 경기를 관람할 수 있다"는 말로 차질 없이 진행될 것임을 거듭 확인했다.

축구 종목의 특성상 경기 취소는 아주 드문 일이고 당연히 이번 이벤트는 그대로 펼쳐질 전망이다. 하지만 아무래도 쾌적한 날씨에서 관람하는 것과 견주면 어느 정도의 불편함은 불가피하다. 일반적인 경기 입장권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고가'를 투자한 팬들 입장에서는 더더욱 아쉬울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이번 친선경기 티켓 수익은 60억원이상으로 추산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단일 경기로 60억원 티켓 수익은 프로스포츠 역사상 최고 금액으로 종전까지는 지난 2013년 네이마르의 브라질대표팀과 한국의 축구 A매치로 약 27억원의 수익을 냈다.

특히 이날 경기는 프리미엄존 S석 40만원, 프리미엄존 A석 35만원, 프리미엄존 B석 25만원 등 초고가 좌석까지도 마련됐는데, 오히려 이런 자리들이 더 빨리 팔려나갔다. 아무래도 호날두의 '티켓 파워'라 볼 수밖에 없는 일이다. 참고로, 언급한 자리는 유벤투스 벤치에서 가까운 곳이거나 선수들이 라커룸으로 빠져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위치다.

'우리형'에 열광하는 한국 팬들에게 호날두는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을까. ⓒ AFP=뉴스1

이동국을 비롯해 박주영, 조현우, 김보경, 세징야 등 K리그 스타들이 입을 모아 "K리그를 사랑해주시는 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적어도 성의 없는 플레이가 나와서는 안된다"고 강조하고 있으나 진짜 '성의껏' 뛰어줘야 할 이들은 호날두와 그의 동료들이다. 일단 기본적인 '시간'은 확보됐다.

주최 측은 호날두가 45분 이상 경기에 출전하는 것을 계약조건에 명시하는 등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기 위한 장치를 마련한 상태다.

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지난 2010년 바르셀로나 동료들과 한국을 찾은 리오넬 메시가 전반 30분 교체로 투입됐다가 후반전 시작과 함께 바로 빠져 대략 16분 정도 뛰고 말았던 적이 있다. 그때 팬들의 원성이 자자 했다"고 말한 뒤 "이번에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그때 그 메시와 바르사의 방한과 다시 겹쳐 생각해보면 단순한 출전시간 이상으로 호날두의 가시적인 활약상도 중요하다. 당시 메시는 그 16분 동안 홀로 2골을 터뜨리면서 지켜보는 팬들을 '할 말 없게' 만들었다. 호날두 역시 이름값을 해주기를 바라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호날두는 지난 24일 중국 난징에서 인터밀란과 2019 인터내셔널챔피언스컵에서 풀타임을 소화했고 후반 21분 프리킥 득점까지 성공시켰다. 스케줄이 빡빡하기는 하지만 최근 컨디션이 좋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중국과 한국의 거리가 짧고 전용기를 타고 이동하기에 육체적으로 큰 무리는 없을 전망이다. 최소 45분 동안 임팩트 있는 플레이를 바랄 뿐이다.

판은 깔렸다. 행사 관계자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호날두의 인기가 대단하다. 이 정도 흥행은 예상 못했다"고 말한 뒤 "훗날 비슷한 이벤트의 마련을 위해서라도 유벤투스와 호날두가 명성다운 플레이를 펼쳐줬으면 하는 바람"이라는 뜻을 전했다.

lastuncl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