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 1기 읽기… '이미 젊은' 주축 확인하며 앞을 본다
20대 초중반 중심의 24명 명단 발표
- 임성일 기자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파울루 벤투 감독이 자신의 한국대표팀 사령탑 데뷔전에 함께 할 24명의 선수 명단을 공개했다. 현재 한국 축구를 이끌어가는 주축들의 면면을 확인하는 무대로 활용하려는 동시에 멀리 4년을 내다보는 팀을 꾸리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대한축구협회는 27일 오전 오는 9월7일 코스타리카(고양), 9월11일 칠레(수원)와의 평가전에 나설 24명의 축구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벤투 감독이 부임한 후 처음 선택한 선수들이다.
벤투 감독이 한국 땅을 밟은 것은 지난 20일이고 사실상 첫 행보는 22일 오후 K리그1 관전과 23일 오전 기자회견이었다. 닷새 정도의 시간 안에 한국 선수들을 모두 파악하기란 무리이고 따라서 스스로 "며칠 뒤에 두 번의 평가전이 있는데 일단 러시아 월드컵에 나간 이들이 다수 포함될 것"이라고 말한 것처럼 기존 멤버들이 주를 이뤘다.
대회 후 은퇴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던 캡틴 기성용과 와일드카드로 아시안게임에 출전 중인 손흥민을 비롯해 이재성, 황희찬, 문선민, 이승우, 김영권, 이용 등 17명의 러시아 멤버들이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월드컵 참가 선수 중에는 고요한, 김민우, 박주호, 오반석, 구자철, 김신욱이 제외됐다.
그들을 대신해 남태희, 지동원, 윤석영 등 왕년의 멤버들과 황인범, 김문환 등 뉴페이스가 A대표팀에 입성했다. 전체적으로 현재 한국 대표팀을 지탱하는 기둥들의 모습을 확인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자극을 모색하겠다는 복안으로 읽힌다.
벤투 감독은 지난 23일 첫 기자회견에서 "한국 축구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기 위해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더 제공해야한다고 생각한다"는 말을 남겨 전체적인 쇄신을 암시하는 발언을 전했다. 그렇지만 변화의 폭은 크지 않다. 이는 역시 회견 때 그가 말한 "현재 대표팀에는 이미 미래의 주축이 될 좋은 재능들이 많다"는 발언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했던 이들 중에는 이제 약관의 이승우를 비롯해 황희찬(22) 정승현(24) 손흥민(26) 이재성(26) 문선민(26) 조현우(27) 등 20대 초중반의 선수들이 적잖다. 사실상 월드컵 멤버였던 김민재(22)까지 고려하면 4년 뒤 카타르 월드컵 때까지 에너지를 발산한 이들이 꽤 많다.
박주호(31)를 비롯해 오반석, 김신욱, 고요한(이상 30) 등 서른 줄에 접어든 이들이 모두 제외된 것도 미래를 본 포석으로 읽힌다. 기성용(29)과 이용(32) 등 일부 베테랑들은 팀의 중심을 잡아 줄 선수로 배치한 느낌이다. '이미 젊은' 주축들을 확인하면서 자극제를 가미했다.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아시안게임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공격수 황의조(26)와 미드필더 황인범(22) 측면 수비수 김문환(23)이다. 황인범과 김문환은 최초로 발탁됐고, 황의조는 작년 10월 모로코전 이후 11개월 만에 대표팀에 복귀했다.
황인범은 중원에 창의력을 불어넣어줄 수 있는 미드필더로 각광을 받고 있으며 김문환은 품귀현상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풀백의 차세대 주자다. 자카르타에서 연일 골을 넣고 있는 황의조도 이제 26세, 재평가 받을 찬스를 잡은 셈이다. 런던 올림픽 동메달 멤버였던 지동원(27)과 윤석영(28)을 다시 부른 것도 마지막으로 확인해봐야 할 연령대 자원인 까닭이다.
벤투 감독은 "내년 1월 아시안컵 이전까지 총 6번의 평가전이 있다. 시간이 많지 않은데, 이 평가전들을 통해 우리의 정체성을 만든 뒤 그에 어울리는 전술을 구상하겠다"는 말로 올해는 정지작업으로 쓰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그중에서도 첫 단추라 관심이 컸던 9월 A매치 명단이 공개됐다. 기존 멤버들이 다수 포함됐으나, 그 속에서도 멀리 보고 가겠다는 마음가짐이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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