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신데렐라 이승우 문선민, 한 번의 파티로 '유리구두' 신다

대한민국 러시아월드컵 축구 국가대표팀이 30일 전북 전주시 전주종합경기장에서 팬 사인회 및 공개훈련을 가졌다. 이승우가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2018.5.30/뉴스1 ⓒ News1 문요한 기자
대한민국 러시아월드컵 축구 국가대표팀이 30일 전북 전주시 전주종합경기장에서 팬 사인회 및 공개훈련을 가졌다. 이승우가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2018.5.30/뉴스1 ⓒ News1 문요한 기자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그야말로 '신데렐라 스토리'의 주인공이 됐다. 지금껏 A매치 출전은커녕 A대표팀 훈련에도 소집된 적이 없었던 루키 이승우와 문선민이 전 세계 모든 축구 선수들의 꿈인 월드컵 본선 무대에 참가하게 됐다.

10번째 월드컵 본선무대를 앞두고 있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2018 국제축구대회(FIFA)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할 최종 명단을 발표했다. 대한축구협회는 2일 오전, 소집훈련을 진행한 26명 중 이청용, 김진수, 권경원을 제외한 23명이 러시아 월드컵에 간다고 확정 발표했다.

고배를 마신 세 사람은 침통한 오전이겠으나 본선행과 탈락의 경계선에서 조마조마했을 이들에게는 환상적인 아침이었다. 특히 신태용 감독이 월드컵 예비엔트리를 발표하던 지난달 14일 이전까지는 전혀 생각지 못했던 이승우와 문선민에게는 꿈과 같을 시간이다. 행운과 함께 찾아온 기회를 실력으로 잡은 케이스다.

신태용 감독은 이들을 예비 엔트리에 포함시키면서 "이승우는 상대팀 뒷 공간을 파고드는 민첩한 움직임이 좋다. 문전에서 많은 파울을 유발할 수 있고 상대 수비를 교란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발탁했다"면서 "이승우는 꾸준하게 지켜봐왔다. 특히 본선 1차전 상대인 스웨덴을 분석하면서 요긴하게 쓸 수 있는 자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문선민에 대해서도 신태용 감독은 "인천유나이티드의 경기를 꾸준하게 지켜봤다. 스웨덴리그에서 5~6년 활약했던 만큼 스웨덴 축구에 익숙하다. 100m를 11초에 뛰는 빠른 발과 저돌적인 면이 있는데, 그런 과감함이 나를 흡족하게 만들었다"는 말로 가치가 있음을 전했다.

축구대표팀 문선민-이승우가 1일 오후 전북 전주시 덕진구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초청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 대한민국-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경기에서 나란히 교체투입을 준비하며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18.6.1/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두 선수 모두 공격 쪽의 조커로 둔 복안이었는데, 이는 갑작스레 발생한 부상자들과도 이유가 있다. 소집이 임박해 왼발의 스페셜리스트 염기훈, 프랑스에서 상종가를 달리던 권창훈이 부상을 당했고 베테랑 이근호 역시 소집 이튿날 부상으로 짐을 쌌다. 활용할 카드들이 갑자기 빠진 셈이다. 그런데 반신반의했던 이들이 멋지게 비상했다.

지난달 28일 온두라스와의 평가전에서 선발로 출전, 측면 미드필더로 뛴 이승우는 후반 15분 손흥민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하는 등 새내기답지 않은 과감한 플레이로 팬들의 큰 환호성을 끌어냈다. 현역 시절 누구 못지 않은 끼를 자랑했던 이천수 JTBC 해설위원은 "이승우의 A매치 데뷔전이었다. 형들 사이에서 그 정도 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고 박수를 보냈다.

문선민도 극적이었다. 역시 온두라스전에서 후반 교체투입된 문선민은 아예 골을 터뜨렸다. 투입 후 한동안은 다소 적응하지 못하는 몸놀림을 보여주던 몸이 풀리자 과감한 돌파를 펼쳤다. 그리고 후반 27분 황희찬의 패스를 받아 박스 안에서 침착한 컨트롤 뒤 슈팅, 승리에 쐐기를 박는 추가골의 주인공이 됐다.

사실상 단 1번의 파티에서 확실한 인상을 남기는 것에 성공한 두 선수는 월드컵 무대를 누빌 수 있는 '유리구두'의 주인공이 되는 감격을 누리게 됐다. 베테랑 이청용의 몸 상태가 생각보다 좋지 않았던 것도 이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했으나 자신들이 잘한 영향이 더 크다. 결과적으로, 주어진 기회는 잡아야 완성되는 법이다.

lastuncl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