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윤덕여호, 차분한 분위기 속 평양 입성… "이기고 돌아간다"

평양에서 열리는 2018 AFC 여자아시안컵 예선에 참가하는 여자축구대표팀 선수들이 3일 숙소인 양강도호텔을 들어서고 있다. 2017.4.3/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평양(북한)=뉴스1) 공동취재단 =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대표팀이 평양에 입성했다. 뜨거운 환대는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차분하고 부드러운 분위기였다.

대표팀은 3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11시 중국 베이징을 출발, 중국국제항공을 타고 이날 오후 5시25분에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다. 북한시간으로는 오후 4시55분이었다.

여자축구대표팀은 평양에서 열리는 '2018 여자 아시안컵' B조 예선에 참가하기 위해 북한을 찾았다. 북한, 우즈베키스탄, 홍콩, 인도과 겨뤄 조 1위를 차지해야만 내년 본선 진출권을 획득할 수 있다. 오는 7일 열리는 북한전이 조 1위 싸움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예상치 못하게 한국과 북한이 한배를 타게 되면서 지난 1990년 남북통일축구 이후 27년 만에 남북 축구 대표팀이 평양에서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긴 여정 끝에 북한 땅을 밟았다. 2일 아침 출국, 베이징에 도착한 여자대표팀은 현지에서 하루를 머문 뒤 3일 오전 베이징 북한대사관에서 비자를 발급받고 평양행 비행기에 올랐다. 하지만 비행기가 1시간30분이나 시간이 지나도록 뜨지 않으면서 설렘과 기대를 품고 있는 선수들의 애를 태웠다.

막상 비행기가 이륙한 뒤엔 오래 날지 않았다. 불과 1시간25분 뒤 도착했다. 평양에 거의 다 왔을 땐 대표팀 선수들도 궁금한 듯 창쪽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서울에서 평양까지 육로로는 몇 시간이면 가는 거리인데, 결과적으로 비행기를 두 차례나 갈아타며 36시간이나 걸려온 셈이다.

선수단과 취재진이 지난 2015년 새로 지은 터미널 쪽으로 빠져나오자 순안공항 직원들은 "안녕하십네까"란 인사로 부드럽게 맞아주었다. 남측 주요 인사들이 방문할 때 응대하는 민족화해협의회 직원 10여명이 게이트 밖에서 기다렸으며 평양에 주재하는 외국 기자들도 여럿 나와 역사적인 여자축구 평양 대결에 뜨거운 관심을 드러냈다.

선수들은 숙소인 양각도국제호텔로 가기 전 공항을 배경으로 기념사진도 남겼다. 쉽게 밟을 수 없는 땅, 평양에서 여자대표팀은 승리를 다짐했다. 윤 감독이 기념촬영 때 "이기자!"를 외치자 선수들도 환하게 웃으며 따라 외쳤다.

여자대표팀은 4일 메인스타디움인 김일성 경기장을 찾아 5일 오후 6시30분 같은 장소에서 벌어지는 인도와의 1차전을 대비한다. 이날 열린 B조 개막전에선 개최국 북한이 인도를 8-0으로 대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