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매치] '8개월 만에 태극마크' 이정협, '간절했던' 슈틸리케에 골로 화답

한국, 캐나다 2-0 완파

11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 대한민국과 캐나다의 경기에서 이정협이 추가골을 넣고 동료들과 기삐하고 있다. 2016.11.11/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천안=뉴스1) 김도용 기자 = 8개월 만에 다시 태극마크를 단 이정협(25·울산 현대)이 자신을 호출한 울리 슈틸리케 감독에게 골과 승리로 보답했다.

이정협은 11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캐나다와의 평가전에서 전반 1-0으로 앞서던 전반 26분 추가골을 터뜨리며 2-0 승리에 힘을 보탰다.

지난 3월 레바논, 태국과의 A매치 2연전 이후 오랜만에 대표팀에 승선한 이정협은 이날 최전방에서 선발 출전 기회를 잡았다.

시작부터 의욕적이었다. 쉼 없이 캐나다 수비수 뒤를 파고들면서 기회를 엿봤다. 비록 초반 3개의 오프사이드가 연속으로 나왔지만 이정협의 움직임은 한국 공격에 활력소가 됐다.

좋은 모습을 보이던 이정협은 전반 10분 김보경의 선제골에 기여했다. 전방에서 밑으로 내려와 남태희와 2대1 패스를 하면서 수비에 균열을 냈고 이정협과 공을 주고 받은 남태희는 침투 패스로 김보경의 골을 만들었다.

전반 26분에는 자신이 직접 골을 터뜨렸다. 캐나다 수비가 걷어내려는 공이 한국영에게 막혀 흐르자 이를 오른발로 강하게 때려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지난 3월 24일 레바논과의 경기에서 골은 넣은 뒤 2경기 만으로, A매치 5호골이다.

이후에도 이정협은 최전방에서 공을 지켜주고, 동료들에게 연계하는 역할에 충실했다. 수비적인 상황에서도 압박이 필요할 때마다 적극적으로 뛰면서 수비에 힘을 더했다.

비록 상대가 약체 캐나다였지만 이정협의 활약은 대표팀과 자신에게도 반가울 수밖에 없다. 한국은 최근 원톱 공격수 부재로 많은 애를 먹었다. 황의조, 석현준, 김신욱 등이 원톱에 도전했지만 모두 슈틸리케 감독의 마음에 들지 않았고 대표팀의 경기력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여기에 지난 10월 이란과의 월드컵 최종 예선경기가 끝난 뒤 "소리아와 같은 공격수가 없어서 졌다"고 한 슈틸리케 감독의 발언이 전해지면서 대표팀을 향한 시선은 싸늘해졌다. 한때 '갓틸리케'라고 불렸던 슈틸리케 감독을 향한 비난도 끊이지 않았다.

곤경에 처한 슈틸리케 감독은 11월 A매치를 앞두고 이정협을 지난 3월 이후 8개월 만에 다시 불러 들였다. 올 시즌 울산에서 30경기에 출전해 4골에 그치고 있는 이정협이지만 그동안 대표팀에서 펼친 좋은 기억이 바탕이었다.

지난해 1월 슈틸리케 감독의 부름을 받을때까지 철저한 무명이었던 이정협은 태극마크를 단 뒤 14경기에 출전해 4골을 넣었다. 이정협의 골 가운데 3골이 결승골일 정도로 순도가 높았고 이정협은 '신데렐라'로 불렸다.

하지만 이정협은 올 시즌 울산으로 임대 이적한 뒤 소속팀에서 부진, 주전 경쟁에서도 밀렸다. "소속팀에서 못 뛰면 국가대표에 소집될 수 없다"는 슈틸리케 감독의 소신에 따라 이정협은 지난 3월 이후 태극마크와도 멀어졌다.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은 위기 상황에서 다시 이정협을 불렀다. 오랜만에 대표팀에 합류한 이정협은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부담으로 다가오는 것은 아니다. 나에 대한 지적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부족한 점을 느끼고 보완할 수 있게 된다. 그런 이야기 역시 나에 대한 관심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묵묵히 A매치 복귀전을 준비한 이정협은 이날 캐나다전에서 특유의 활동성과 성실함으로 맹활약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45분만 줄 것이라고 밝혔던 이정협의 출전 시간도 80분으로 늘어났다.

8개월 만에 대표팀에 돌아온 이정협의 활약으로 지난 10월 이후 공격진에 대해 불만이 많았던 슈틸리케 감독은 오랜만에 웃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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